- <미안하다 독도야> 언론시사회 열려

독도를 주제로 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감독 최현묵, 제작 지오엔터테인먼트)가 23일 오후 서울 명동의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2007년 7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무려 17개월간을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미안하다 독도야>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독도 전면광고를 게재해 화제가 됐던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가 기획하고 <맨발의 기봉이><블루><산책> 등을 제작한 지오엔터테인먼트의 최현묵 대표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으며, 가수 김장훈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앞서 이 영화는 개봉 전 일장기가 꽂혀있는 독도가 일본의 대표음식인 우동 그릇 안에 들어가 있는 파격적인 비주얼과 '잘 먹겠스므니다'라는 헤드카피의 포스터가 심의에서 반려되고, 최근 극장 개봉을 포기하라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최현묵 감독은 "첫 번째 독도 영화이다 보니 부족한 것도 많고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이 영화가 첫 시발점이 돼서 제2, 제3의 훌륭한 독도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에 대해 최 감독은 "독도가 지극히 우리땅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독도에 실제로 살고 있고 생업에 종사하는 할아버지와 그곳으로 놀러오는 손자의 이야기를 설정했고,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논의보다는 독도를 세계에 많이 알리려는 개인과 단체에 포커스에 맞췄다"고 말했다.

학술적인 접근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는 독한 소재를 많이 챙겼다"며 "하지만 이 영화가 초중고등학생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어렵고 학술적인 부분은 가급적 배제했다. 독도가 이래서 우리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굳이 영화에서조차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영화에는 나오는 대학생들이 우리들의 눈높이고, 독도에 사는 할아버지의 손자 정도가 보통 우리가 독도를 생각하는 인식의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걸려온 협박전화와 관련해서는 최 감독은 "영화를 실제 극장에 배급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무심코 지나칠 수는 없었지만 협박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며 "이 영화가 일회성의 해프닝일 수도 있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를 원치 않는다. 또 이 영화를 애국심이나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 이슈를 불러일으킬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또 "독도 공부를 하고 촬영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본 정부나 한국 정보를 탓하기 전에 '우리는 뭘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의 작은 변화, 마음가짐에 천착하는 것이 더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의 감성을, 독도에 관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실천적으로 변하게 할 수만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끝으로 "이 영화가 부족하더라도 영화인도 독도를 사랑하고 지켜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획프로듀서로 참여한 서경덕씨 "독도 문제가 정치적인 힘의 논리로서 해결이 바로 될 수 있는 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세계인들에게 좀더 어필이 되고 세계 여론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게 독도를 전 세계를 홍보하고 독도를 우리땅으로 계속적으로 지켜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화의 흥행을 떠나 두 번째 독도 영화도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한 편으로 끝낼게 아니라 계속적으로 만들어가면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로서 처음으로 제작하게 됐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출품해 세계인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DVD로도 제작해 전세계에 퍼져있는 한인학교에 보내 재외동포 2,3 세대들에게는 교육자료로 남길 계획이다. 또 이 영화의 영상을 활용해 뉴욕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독도 광고를 낼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이번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독도의 가장의 큰 적은 일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무관심이었다는 깨달았다"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독도 사랑이야기를 통해 독도를 위한 작은 실천과 조그만 마음의 변화가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미안하다 독도야>는 독도에서 살고 있는 김성도 할아버지 부부와 그곳으로 방학 때마다 놀러오는 손자이야기와 독도 앞바다에 6천여 일반인들의 손도장으로 찍은 대형 핸드 프린팅 태극기를 제작해 띄우려는 대학생 문화 동아리의 두 이야기를 중심 축으로, 사이버 외교를 펼치는 민간단체 반크(VANK)의 박기태 단장, 독도를 해외에 알리려고 영어학원에 다니는 80대 노인, 독도를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펜팔을 하는 초등학생 등 각자의 방식으로 독도 사랑을 실천하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모습과 인터뷰를 담아 독도 문제를 가급적 정치적인 것은 배제한 채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영화는 불편을 무릅쓰고 독도에서 생활하는 김성도 할아버지의 독도 사랑을 통해 독도가 지극히 우리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독도를 세계에 많이 알리려는 대학생 동아리와 단체, 개인의 모습을 통해 독도 사랑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얘기한다. 하지만 세 가지 이야기는 하나로 잘 엮이질 못하고 그들의 독도 사랑에 대한 것도 일반적인 시선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또다시 잊혀져가고 있는 독도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지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무관심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한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올해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전국 100여 개의 극장에서 개봉된다. [미안하다 독도야]

2008.12.2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