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 카리나, 이화시, 칼 바움가르트너, 산토시 시반 등 4명 참여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PIFF)는 3일 오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을 갖고 심사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얼굴인 '뉴커런츠'(새로운 물결 New Currents)는 영화제 유일한 장편 경쟁부문이자 아시아 신인감독 발굴의 창구 역할을 해 온 부문으로 총 두 편을 시상하며 각각 3만 불의 상금을 수여한다.

올해 심사위원장으로는 장 뤽 고다르·자크 리베트·조지 쿠커·루키노 비스콘티·파스빈더 등의 여러 가장들과 함께 작업하며 ‘누벨바그의 여신’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유명 여배우 안나 카리나가 위촉됐으며, 심사위원으로는 에밀 쿠스타리차 감독의 <검은 고양이·흰 고양이>, 레오 카락스 감독의 <폴라 X>, 미라 네어 감독의 <몬순 웨딩>,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등을 공동제작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예술영화 전문 제작자 판로다필름 칼 바움가르트너(Karl BAUMGARTNER), 대학 재학시절 김기영 감독의 눈에 띄어 <반금련>으로 데뷔,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파계><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등에 출연하여 ‘천사와 악마의 양 얼굴을 지닌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유신시대에 도발적인 외모라는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는 등 70년대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은 전설적인 여배우로 최근 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으로 활동을 재개한 한국의 이화시, <테러리스트><밀리> 등을 연출하며 2000년 시애틀영화제에서 ‘새로운 거장’으로 뽑히기도 했던 인도의 산토시 시반 감독 등 모두 4명이 참여한다. 당초 참가 예정이었던 이란의 여성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는 갑작스런 병환으로 불참하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감독을 발굴한다는 데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2~3년간 아시아 영화들이 고도를 발전하고 있고 좋은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14편의 아시아 영화들은 현재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안나 카리나는 "여신이라고 불리는 것은 과분하다"며 "어릴 때 한 작품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칭찬을 듣는다는 것이 기쁘다"며 말했다. 선정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할 지 말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좋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안나 카리나는 "한국은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많이 돌아보지 못했지만 창 밖만 보더라도 바다도 있고 산도 있는 아름다운 곳인 것 같다.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부산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렇게 심사위원으로 오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나 카리나는 이번에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빅토리아>라는 영화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뽐낸다.

칼 바움가르트너는 "영화라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우리한테 가장 감동을 주고 와 닿았던 영화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의 위상에 대해서는 "지난 15년간 아시아 영화가 크게 발전했다"며 "유럽에서도 아시아 영화가 지속적으로 상영되고 있고 과거와는 굉장히 달라진 상태이다. 또 많은 아시아 영화들이 유럽과 공동 제작에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유럽과 아시아과 점점 밀접해진다는 점을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칼 바움가르트너는 "유럽 관객과 제작들을 사로잡기 위헤서는 특별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 유럽 관객들은 독특한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산토시 시반은 "신진 감독들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여러분을 깜짝 놀라게 할 영화가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단이 가장 감명 받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시는 "대단한 영화인들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다는 말을 듣고 감격무량 했다"며 "영화의 완성도와 감독의 연출력, 배우의 연기, 그때마다 봤을 때 탁월한 그 무엇을 최종적으로 생각해서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뉴 커런츠' 부문에는 독립실험 장편영화 <마지막 밥상>으로 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한 바 있는 노경태 감독의 신작 <허수아비들의 땅>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연구과정'의 장편 프로젝트인 백승빈 감독의 <장례식의 멤버>,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장편제작지원작으로 인간의 탐욕과 종교적 광기에 대한 소재를 심리드라마로 펼쳐낸 김태곤 감독의 <독> 등 세 편을 한국 영화를 비롯,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 1기생인 인도네시아 에드윈 감독의 <날고 싶은 눈 먼 돼지>를 포함해 9개국 14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사진 왼쪽부터 산토시 시반, 안나 카리나, 칼 바움가르트너, 이화시)

2008.10.0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