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호 위원장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영화인과 함께 애도"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2일 오후 7시 30분 부산시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갑작스런 배우 최진실의 충격적인 자살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개막식에는 5천여 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함께 몇몇 스타를 제외하고는 예정된 국내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사회를 맡은 김정은과 정진영을 비롯해 장동건, 현빈, 김래원, 박해일, 이선균, 박용우, 김강우, 신현준, 강혜정, 이미숙, 이연희, 신민아, 엄지원, 한은정, 이보영, 이동욱, 최강희, 이완, 김남길, 정려원, 강수연, 박은혜, 이화선, 임성민, 이다희, 오지호, 오광록, 공형진, 민지혜, 안성기, 우에노 주리 등 100명에 달하는 국내외 스타급 배우들이 참석했다. 특히 가수 박진영이 소속사 식구이자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원더걸스의 소희와 god의 박준형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안경률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배우 정진영과 김정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은 허남식 조직위원장이 개막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축하공연으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이 영화 <미션>의 OST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가운데 '하바네라'를 열창해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소개와 개막작 소개 및 무대인사, 개막식 축하 불꽃쇼가 펼쳐진 뒤 개막작인 카자흐스탄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의 영화 <스탈린의 선물>이 상영됐다.

사회를 맡은 김정은은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 게스트로만 참석했는데 이렇게 직접 사회를 맡아서 단상에 서니 굉장히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허남식 조직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에 힘입어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발전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랑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개막인사를 대신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프랑스 유명 여배우 안나 카리나는 "훌륭한 영화제가 함께 하게 돼 기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영원히 지속되길 바란다. 큰 영광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개막작의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너무나 많은 관객들을 보니 더 흥분된다"며, 카즈흐스탄의 국민 배우인 누르즈만 익팀바에프는 "영화제 관계자 및 한국 영화인과 관객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아역배우 달렌 쉰테미로프는 "한국이 너무 맘에 들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인사를 대신했다.

한편 이날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개막식 행사가 끝나자 이날 오전 자택에서 자살한 최진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슬픈 말씀을 올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뒤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아주 귀여웠던 배우 최진실이 갑자기 타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영화인과 함께 고인을 애도하고 명복을 빌고자 한다. 죄송하다"며 말했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일까지 9일간 부산 해운대(야외상영장, 메가박스, 프리머스시네마, 롯데시네마)와 남포동(부산극장, 대영시네마) 일대 37개 상영관에서 역대 최대인 60개국 총 315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특히 금년 상영작 중에는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85편)와 자국에서 상영된 후 처음 부산에서 소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48편) 등 역대 최다인 133편에 달한다. 또 아시아에서 처음 소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 역시 95편이나 포진하고 있어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나타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 상영되는 14작품 모두가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초청, 다시 한번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역량 있는 신인발굴의 최고의 등용문임을 보여줬다.

프로그램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시아 영화의 창’, ‘뉴 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오픈 시네마’, ‘플래시 포워드’, ‘미드나잇 패션’, ‘한국영화 회고전’, ‘특별기획 프로그램’ 등 11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히 소외된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에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카자흐스탄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였고, 필리핀, 요르단, 몽골,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변두리 지역의 영화들을 발굴, 소개한다. 또 세계 영화계에서 여전히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있는 미지의 영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아시아 영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영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 한국영화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기여하고자 아시안필름마켓 기간 중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영화 관련 펀드를 한 자리에 모아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아시아필름펀드 포럼’과 국내 젊은 프로듀서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자를 찾는 ‘KPIF’(Korean Producers in Focus)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

부대행사로는 핸드프린팅, 마스터클래스, 시네마투게더, 아주담담, 오픈토크, 야외무대 인사 등 다채롭고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핸드프린팅과 마스터클래스의 주인공으로는 이탈리아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타비아니 형제 감독 중 동생인 파올로 타비아니 감독, 누벨바 그의 여신이라 불리는 프랑스 배우이자 올해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안나 카리나, 그리고 홍콩 액션활극의 거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서극 감독이 선정됐다.

주요 게스트로는 서극·왕가위·윤종찬·장위엔·루스템 압드라쉐프·에릭 쿠·고레에다 히로카즈·이누도 잇신·야구치 시노부·논지 니미부트르·얀 트로엘·래리 찰스 감독과 현빈·이보영·아야세 하루카·카호·카즈마 사노·임희뢰·우에노 주리·아론 유·리 샤오루 등 배우들이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2006년 영화 산업과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를 한 자리에 아우르는 토털 마켓을 지향하며 출범한 지 3회째를 맞이하는 ‘아시안필름마켓’(Asian Film Market)은 능률적이고 편리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하여 세일즈오피스를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로 이전하며, 아시아 최대 프로젝트 마켓인 PPP 와 로케이션 기술 장비 박람회인 BIFCOM 역시 파라다이스호텔로 옮겨 개최한다. 마켓 기간 역시 10월 3~6일 영화제 전반부로 앞당겨, 영화제와 마켓 행사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2008.10.0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