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 점유율 72.3% 기록… 9번의 크고 작은 영상사고와 운영상의 미숙함 여전

올해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한국 영화계의 위축과 배우 최진실의 죽음으로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심사위원장인 안나 카리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결산자료에 따르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찾은 관람객은 19만8천818명으로 72.3%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3.5% 포인트 떨어졌지만 최다 관객수을 기록한 작년의 19만8천603명보다 21명 많은 수치다.

또한 올해 영화제에는 부산 해운대(야외상영장, 메가박스, 프리머스시네마, 롯데시네마)와 남포동(부산극장, 대영시네마) 일대 6개 극장 37개 상영관에서 역대 최다 편수인 60개국 315편의 영화를 초청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85편과 자국에서 상영된 후 처음 부산에서 소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8편 등 등 역대 최다인 133편에 달하며 아시아에서 처음 소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 역시 95편이나 초청돼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나타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 상영되는 14작품 모두가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초청, 다시 한번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역량 있는 신인발굴의 최고의 등용문임을 보여줬다.

프로그램면에서는 한국 영화계의 침체된 상황을 고려해 '힘내라, 한국영화'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국 영화의 진로를 모색하는 세미나와 '아시아 영화펀드투자포럼'을 통한 한국 영화의 투자원 발굴과 '코리아 프로듀서스 인 포커스'(KPIF)를 통한 젊고 유능한 프로듀서의 발굴 등의 모임들을 가졌다.

영화 선정도 필리핀, 중앙아시아 영화 등의 소외된 아시아 지역의 영화를 발굴함으로써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서는 관객에 대한 서비스가 강화됐다. 모바일 예매시스템을 도입 및 현장판매분 30% 배정 등 티켓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고 관객 숙소 확충, 남포동 심야상영제도, 전용관 시스템 도입 등 관객들의 불편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스크리닝도 작년의 770회보다 57회 늘어난 827회(18회 취소, 7회 추가) 상영됐으며, 관객과의 대화(GV)도 184회나 진행됐다.

가장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섹션은 심야상영 프로그램인 미드나잇패션(86.2%과 갈라프레젠테이션(80%) 섹션이며, 1분 30초만에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운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리덕스>, 이누도 잇신 감독의 <구구는 고양이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시이 마모루 감독의 <스카이 크롤러> 등이 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우에노 주리,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3인방 애런 유·문 블러드굿·제임스 카이슨 리, <놈놈놈>의 이병헌·정우성·송강호, 송혜교, 최민식 등이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역시 행사 운영의 미숙함과 문제들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개막식 진행상의 문제, 9번의 크고 작은 영상사고, 상영관 이원화 문제 등이 지적됐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이벤트가 줄어들면서 영화제 열기가 식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800여회에 걸쳐서 상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있기 마련이지만 앞으로는 가능한 대소를 막론하고 어떠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 보다 원숙한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 또한 좀더 신경을 써서 좋은 영화와 이벤트를 후반에 배정하도록 하겠다"며 "영화제가 끝난 다음에 다시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적인 워크샵을 통해 내년에는 보다 좋은 영화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금년에는 국제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환율 상승 등 국제적인 경쟁 위기 속에서 영화제가 치러져 예상했던 것보다 경비가 소요됐다. 하루 속히 재단을 설립하고 기금을 축적해서 보다 안정된 바탕 위에서 영화제 치러질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08.10.10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