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개국 총 280편이 극장(9월 16일까지)과 온라인 상(12월 31일까지)으로 상영

뉴미디어와 영화의 만남을 추구해온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SeNef)가 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개막식을 열고 11일간의 축제에 돌입했다.

한준호 아나운서와 배우 소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은 무선 와이브로 폰 및 PC를 통해 모델이 찍은 영상이 극장 스크린에 실시간 상영되는 첨단영상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하이라이트 클립 상영과 축하 영상 메시지에 이어 박안 집행위원장의 개막선언으로 막을 올렸다.

박안 집행위원장은 "뉴미디어와 영화의 만남을 추구해온 서울국제영화제는 올해 상영 플렛폼의 다양화, D-시네마의 구현을 통하여 명실상부한 유비쿼터스영화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문별 심사위원 및 개막식 참석 감독 소개와 개막작 <모가리의 숲>의 감독과 주연배우의 무대인사, 홍보대사인 윤진서의 동시개막작 <미래에서 온 엽서> 소개에 이어 2편의 개막작이 2개관으로 나뉘어 동시에 상영됐다.

개막작 <모가리의 숲>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우리 인간은 항상 무엇을 꼭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어깨에 힘을 꽉 주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더욱 더 자유로워져야한다. 그렇게 자유로워졌을 때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해질 수 있고 부드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들 사는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들을 영화에 담았다. 이 영화를 인지장애를 갖는 사람과 그 사람을 돌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지 말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봐주면 좋겠다"며 소개한 뒤 "화려하지 않은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연배우 우다 시게키는 "인생의 여러 가지 고민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 감독님의 영화를 보고 내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감독님께 주연배우 제의를 봤고 전신을 다 받쳐서 영화에 참가해서 도와드리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내가 이 영화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봐달라. 그것이 나라는 인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막작 <모가리의 숲>은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33년 전에 잃은 아내를 여전히 잊지 못한 채 작은 양로원에 기거하며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시게키와 아들을 잃고 죄의식에 시달리는 간병인 마치코, 상처받은 두 사람이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배경으로 마음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공동개막작인 HD 단편 <미래에서 온 엽서>은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등 유명 할리우드 영화에서 테크니컬 수퍼바이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홍콩 출신의 알란 챈 감독의 작품으로, 미래 어느 날 달에 영구적인 캠프를 건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프랑스 영화평론가 샤를 테송, 재중동포 장률 감독, 시네마디지털 서울 2007 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인 박기용 감독 등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비롯해 <라 인풀루엔시아>의 스페인 페드로 아귈레라 감독, <여름이 가기 전에>의 성지혜 감독,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김태식 감독 등 출품작 감독, 홍보대사 윤진서,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은 리허설이 늦어지는 바람에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게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숙한 운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국내외 영화인과 언론의 참여는 저조했다.

올해부터 온라인과 극장상영이 동시에 진행되는 서울국제영화제는 48개국 총 280편이 극장과 온라인 상으로 상영된다. 오프라인 영화제인 '시네마 부문'은 16일까지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온라인 영화제인 '넷 부문'과 '모바일 부문'은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망라하는 새로운 개념의 유비쿼터스 영화제를 지향하는 만큼 올해 새롭게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D-시네마를 추진, DLP시스템을 기반으로 고화질 영상의 디지털 파일을 네트워크망을 통해 전송하는 배급 방식을 이용해 촬영에서 상영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진행한다.

2007.9.0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