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소수자의 목소리로 말하다’라는 주제 아래 29개국 100편의 여성영화 상영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난 11년간 세계 여성영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 해온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가 5일 오후 6시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8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영화배우 김민선의 사회와 조응주의 통역으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공동 집행위원장을 비롯 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위원장, 영상자료원 조선희 원장, 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집행위원장,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한상준 집행위원장,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성우 집행위원장, 심재명 대표, 최용배 대표, 이현승 감독, 임순례 감독, 박경희 감독, 영화배우 장미희, 김혜나 등 영화계 인사들과 문화관광부 박양우 차관, 국회의원 문희, 이계경, 유승희, 이은영, 김석준을 비롯한 많은 정계 인사들, 디자이너 앙드레김 등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는 이혜경 집해위원장의 인사말과 개막 선언으로 시작으로 문화부 장관·여성가족부 장관· 서울시장·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영상자료원장의 영화제 축하 메시지, 트레일러 및 상영작 하이라이트 상영, 아시아단편경선 부문 심사위원 소개, 공로패 수여, 개막작 소개, 브라질 전통 쌈바 공연팀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Escola Alegria’의 축하공연, 개막작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혜경 집해위원장은 "서울여성영화제는 관객과 함께 성장, 성숙해왔다. 올해는 이주여성, 청소녀, 퀴어 등 1회부터 9회까지의 영화제의 특징을 모두 담은 섹션들을 준비하여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영화제가 될 것이다. 진지하지만 재밌는 영화제를 만들어봤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감독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한국을 첫 방문한 헝가리 거장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에게 공로패 수여식이 진행됐는데, 70세가 넣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찾아준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은 "한국에 도착한 지 3시간밖에 안됐지만 정말 흥미로운 경험인 것 같다"며 "과거의 독일처럼 한국도 곧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릴 날이 오리라 믿고 그래서 더 큰 통일된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놓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을 텐데 50여년간 그러한 작업을 끊이지 않고 해온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님께 경의와 존경, 애정을 보낸다"고 공로패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개막작으로 상영된 브라질 중견 타타 아마랄 감독의 <안토니아>는 자신들의 거친 현실을 힙합이라는 코드로 헤쳐나가는 네 명의 소녀의 꿈과 희망, 그리고 우정을 담은 영화. 개인적인 사정으로 아쉽게도 영화제에 참석치 못한 타타 아마랄 감독은 대신 편지를 보내와 "나의 영화가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소개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비록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수는 없지만 내 영화가 즐거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여성, 소수자의 목소리로 말하다’라는 주제로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는 4월 5일 개막작 <안토니아>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총 8일간 7개 부문 29개국 100여 편의 풍성한 여성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여성, 소수자의 목소리로 말하다’라는 주제 아래 다양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우리사회에서 사회적인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국적, 젠더, 연령 등을 통해 분류된 소수자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소통에 주목한다.

2007.4.0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