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밀양>, 칸 영화제 경쟁부문 나란히 진출

- 한국영화 2년만에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 김기덕 감독, 베를린·베니스 영화제 이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 노려

김기덕 감독의 <숨>과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 6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됐다. 칸 영화제는 19일 오후 1시(현지시각) 올해 영화제의 경쟁부문과 비경쟁 부문의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한국영화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2005년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동시에 초청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2004년 동시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아쉽게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해 <시간> 개봉과 함께 화제와 파문을 동시에 일으켰던 김기덕 감독이 다시 호흡을 다지며 완성시킨 신작 <숨>은 이미 죽음을 선고받고도 자살을 시도하는 사형수(장첸 분)와 남편의 외도로 실의에 빠진 여자(지아 분)의 짧은 만남과 사랑을 통해 소통과 치유, 용서와 화해를 다룬 영화로, 대만 출신의 세계적 스타 장첸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일찌감치 언론에 공개된 이후 김기덕 감독의 한결 깊어진 시선을 담고 있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이로써 김기덕 감독의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모두 초청받은 감독이 되었으며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이어 칸 영화제 수상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잠시 영화계를 떠난 이창동 감독의 충무로 복귀작이자 연기파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밀양>은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아들과 함께 내려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신애(전도연 분)와 표현엔 서툴지만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묵묵히 지켜보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 분)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로 아직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

이로써 이창동 감독은 2000년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박하사탕>으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후 두 번째로 칸을 방문하게 되었고, 경쟁부문 초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앞서 2002년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주연배우 전도연은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되었으며, 송강호는 2006년 제59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 <괴물>에 이어, 연달아 칸영화제 초청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번 초청과 관련하여 무대인사 및 인터뷰 등을 위해 이창동 감독을 비롯, 전도연, 송강호 등의 주연배우들이 영화제 개막시기에 맞춰 참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로는 2000년 <춘향뎐>, 2002년 <취화선>, 2004년 <올드보이>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등이 있으며 이중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영화로는 <숨>, <밀양>과 함께 일본 나오미 가와세 감독의 <모가리의 숲> 등 단 세 편뿐이다. 개막작은 왕가위 감독의 첫 영어대사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잇 My Blueberry Nights>, 폐막작은 드니 아르캉 감독의 <어둠의 시대 The Age Of Darkness>로 결정됐다.

<숨>은 오는 4월 26일, <밀양>은 5월 24일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2007.4.1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