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2008년 1월 8일 개최

- 6개국 29편 작품 상영…이두용·프랑수아 트뤼포·아벨 페라라 감독 특별전 마련

영화감독과 배우, 평론가들이 함께 하는 ‘2008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내년 1월 8일부터 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로 활약하고 있는 박찬욱(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대표) 감독과 새로이 ‘친구들’에 참여하는 최동훈 감독, 그리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는 26일 오후 서울 낙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해째를 맞는 영화제의 프로그램 및 행사 계획을 밝혔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직접 선정하여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영화제이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대표 박찬욱)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다양한 영화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지하는 영화감독, 평론가, 배우를 주축으로 한 영화인들의 모임이다.

3회째를 맞는 내년 영화제에는 1회부터 참여한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오승욱·김지운·홍상수 감독과 정성일·김영진 영화평론가는 물론이고, 이명세·김태용·임순례·장준환 감독 그리고 영화배우 김혜수·류승범 등이 새롭게 참여한다.

영화제 프로그램으로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선택, ▲관객들의 선택, ▲서울아트시네마의 선택 : 프랑수아 트뤼포 특별전, ▲이두용 특별전, ▲아벨 페라라 감독 특별전 등으로 나뉘어 6개국 29편 작품의 상영된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선택’ 섹션의 상영작으로는 박찬욱 감독이 선정한 <순응자 II>(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를 비롯해 김지운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마틴 스콜세지), 김태용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장선우), 배우 김혜수와 최동훈 감독의 <글로리아>(존 카사베츠), 배우 류승범의 <아이다호>(구스 반 산트), 오승욱 감독의 <최후의 증인>(이두용), 이명세 감독의 <로마>(페데리코 펠리니), 임순례 감독의 <집시의 시간>(에밀 쿠스트리차), 장준환 감독의 <애니홀>(우디 앨런), 홍상수 감독의 <라탈랑트>(장 비고), 정성일 평론가의 <수라>(마츠모토 토시오), 김영진 평론가의 <꿈>(배창호) 등 12편이다.

‘관객들의 선택’에서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뽑힌 프랑스 자크 리베트 감독의 <셀린느와 줄리 배타러 가다>가 상영된다.

또 특별전은 3개의 특별전이 마련됐다. 먼저 서울아트시네마 선택한 ‘프랑수아 트뤼포 특별전’. 프랑수아 트뤼포는 고다르, 샤브롤 등과 함께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이번 영화제에서는 그의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영화이자 '영화가 지닌 불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 <녹색 방>을 비롯해 트뤼포의 대표적인 페르소나로 평생을 함께 한 장 피에르 레오가 주연한 <두 명의 영국 여인과 유럽 대륙>, 트뤼포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쥘과 짐>, 그리고 <이웃집 여인>, <부드러운 살결> 등 5편이 선보인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꼽은 작가이자 80년대 한국영화를 세계를 알린 ‘이두용 감독 특별전’에서는 그의 걸작인 <최후의 증인>을 비롯해 198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특별상을 수상한 <피막>,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한국영화 최초로 초청된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이두용 감독의 능수능란한 연출과 해학이 어우러진 <뽕>, 이미숙·안성기·김진아 등 당대의 명배우들의 출연한 사극 <내시> 등 5편이 상영되며, 이두용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도 열린다.

미국 독립영화의 상징적인 존재이며, 뉴욕에서 영화를 만드는 모든 동시대 감독들에게 대부 같은 존재인 ‘아벨 페라라 감독 특별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악질 경찰>, <퓨너럴>, <복수의 립스틱>, <킹 뉴욕>, <블랙 아웃>, < R-X마스 > 등 6편이 상영된다. 특히 아벨 페라라 감독(사진)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자격으로 처음 내한하여, 마스터클래스와 관객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1920년대 찰리 채플린과 함께 미국 무선 영화시대를 이끈 버스트 키튼 감독의 무성영화 <셜록 주니어>가 몽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된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처음에 한 번 하고 마는 영화제인 줄 알았는데 매년 열리는 것으로 정례화해 기쁘다"며 "시네마테크는 애호가들의 호사스러운 취미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짓는 일은 한국의 루브르나 대영 박물관을 세우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동훈 감독은 "극장에서 필름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깨달았다"며 "감독들이 시네마테크를 후원하는 게 아니라 시네마테크가 감독들을 후원하는 것만 같다. 시네마테크가 없으면 감독들이 모여서 술 먹을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아트시네마는 2008년에 추진할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인디스페이스, 미디액트와 함께 독립영화, 고전 예술영화 등을 상영하고 영화와 관련하 정보를 제공하며 영화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다양성 복합 상영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고전(현대) 명작을 매년 5~10편을 구매해 향후 100여 편의 고전작품 컬렉션을 구축하는 목표로 한 '시네마테크 클래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중적인 영화 교육 확대를 위해 기존의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함께 하고 있는 시네토크와 영화사 강좌는 물론 영화 분석과 토론을 위한 영화강좌와 영화작업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도모하는 마스터클래스를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그리고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지역 소속단체들은 물론, 한국영상자료원과 국제영화제를 포함한 다양한 영화제와 한국영화감독조합을 포함한 영화 단체들, 대학의 영화학과들, 고등학교의 소규모 영화 공동체, 그리고 시네클럽 등 다양한 단체, 조직과 연계해 교육적, 공동체적 기능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007.12.2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