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영화평론가협회 "한국 영화계를 조용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 감독상에 임상수 감독, 남녀주연상에 송강호·예지원

부산영화평론가협회(회장 박성수)는 풍요 속의 빈곤이 될지도 한국 영화계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올해 제8회 부산영평상 최우작품상을 수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5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8회 부산영평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인 김남석 부경대학교 교수는 "영화상의 꽃이자 최고의 영예의 작품상을 수상하지 않기로 한 것은 어느 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었다. 한국영화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 곧 지나고 이제는 침착하게 그 성과를 돌아봐야 한다는 모두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며 올해 최우수작품상을 수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우리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는 모르겠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 될지도 모르는 중대한 위기가 될지도 모르는 2007년의 한국 영화계를 조용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선택이 한국 영화계에 조용한 메아리가 되고, 반성 어린 질책이 되고, 미래를 향한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작품상 없는 제8회 부산영평상에서는 <오래된 정원>의 임상수 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이 감독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의 꽃인 남녀주연상은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와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예지원에게 돌아갔으며, 남녀조연상은 <타짜>의 김윤석과 <좋지아니한가>의 문희경이, 신인남녀상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유아인과 <좋지아니한가>의 황보라가 각각 차지했다. 또 각본상은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신인감독상은 <기담>의 정범식·정식 감독이, 심사위원 특별상은 다큐멘터리 <비상>의 임유철 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이밖에 한국영화사 최초의 촬영기사이자 동시녹음기술의 개척작인 故 이필우 선생님을 기리고자 마련된 상인 이필우 기념상에는 40여년 동안 영화 기자재에 대한 남다른 장인 정신으로 비싼 외국 기자재의 국산화에 평생을 보낸 라상원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여배우들이 모두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황보라는 "이제 첫 시작인데 이렇게 좋은 상을 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좋지아니한가>를 통해 진정성이라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앞으로 마음으로 연기하는 좋은 연기자가 되겠다"고 울먹이며 소감을 밝혔고, 예지원은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올드미스 다이어리’와 4년을 함께 했다. 훌륭하고 배우들과 좋은 분들 만나서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됐고, 관객 여러분의 사랑을 얻었는데 여기에 좋은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에는 임상수 감독, 최동훈 감독, 김우형 촬영감독, 송강호 등 많은 수상자들이 차기작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2007.10.0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