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이성강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미호 전설'을 재밌게 보듯이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여러 어려운 여건을 고려한다면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마리이야기>가 서정적이고 관조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천년여우 여우비>는 주인공인 여우비를 따라가는 영화"라며 "여우비는 굉장히 갈등을 많이 가지고 있고, 여러 가지 위험에 처해 있고, 또 스스로 역경을 헤쳐나가야 되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쫓아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액티브'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또, 이 감독은 "여우비라는 인물을 우리 주변에 정체성을 찾기 힘든 청소년이나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아이들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맡은 양방언 음악감독은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작업 자체가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히고, "<천년여우 여우비>는 나에게 아주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일 뿐만 아니라 큰 힘을 가지고 있고 빛나는 작품이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주제가인데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꿈속에서 선율이 떠올랐고 아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감독의 전작에 이어 다시 목소리 연기를 선보인 류덕환은 "내 목소리가 자체가 아쉬워 사실 많이 창피하고 목소리만으로 표현한다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참여할 수 있게 돼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손예진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는 "누나가 출연한 <클래식>을 보면서 열광하고 사진도 가슴에 품고 다녔었다"며 "그때 좋아하던 여배우와 함께 한다는 게 많이 떨렸는데 다행히도 얼굴을 마주보면서 하는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여우비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떨리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사실 누나가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린 여우비의 목소리를 잘 표현해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풋풋한 첫사랑의 느낌을 좀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전통설화인 ‘구미호 전설’에서 모티브를 착안한 <천년여우 여우비>는 구미호 나이로는 100살이지만 인간 나이로는 사춘기에 해당되는 꼬리 다섯 달린 10살이 된 여우 소녀 여우비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지구에 우연히 불시착한 털 복숭이 ‘요요’들과 함께 산 속에서 100년 째 살고 있는 여우비(손예진 분)가 가출한 '말썽요'를 찾아 마을로 내려갔다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수련회에 온 아이들에게 잡혀있는 '말썽요'를 구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해 아이들과 생활하다 갑자기 나타난 '인간의 영혼을 훔치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정체 불명의 그림자 탐정과 구미호를 사냥하러 다니는 사냥꾼으로부터 자신을 구해주다 뜻하지 않게 영혼을 빼앗기 버린 소년 황금이(류덕환 분)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영혼세계인 ‘카나바’ 호수로의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는 내용. 3D 레이아웃 기법을 이용한 역동적인 역상과 세밀한 카메라 워킹, 그리고 감독 특유의 수채화 같은 화려한 색감의 비주얼이 돋보이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평가하기에도 충분하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이야기의 전개가 썩 매끄럽지 못해 다소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과 여우비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과 감동적인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여우비의 천진난만하고 앳된 목소리를 완벽히 표현해낸 손예진의 목소리 연기는 보너스.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천년여우 여우비>는 전체 관람가로 1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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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작보고회를 통해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영상, 아름답고 화려한
음악이 공개되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감독
이성강, 제작 옐로우 필름·선우 엔터테인먼트)가 11일 오후 용산CGV에서 기자시사회를 열고 그 모습을 공개했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지난 2002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로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성강 감독이 3년 반만에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크로스오버
음악의 대가이자 한국의 '히사이지 조'로 불리우는 재일교포 출신의 양방언 음악감독과 손예진, 공형진, 류덕환의 목소리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특히 2003년부터 3년 반의 제작기간에 걸쳐 약 27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100%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목소리 더빙에 도전한 손예진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 의미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게 애니메이션의 팬으로서 뿌듯하고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영화든 드라마든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데 이번 작업에서는
아쉬웠던 점이 별로 없었다"며 "다른 성우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그들의 목소리 연기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본인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10살의 여우비의 천진난만하고 앳된 목소리를 표현해야 했던 그녀는 "만약에 10살의 여우비
캐릭터에 딱 맞는 성우를 썼다면 나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을 테지만, 감독님이 생각했던 것은 풋풋한 느낌 때문에
나를 선택한 것 같다"며 "조금은 미흡하고 멋진 목소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여우비 캐릭터에 맞게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영화 보면서 여우비 캐릭터 자체가 정말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구미호라고
해서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존재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