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개된 첫 번째 이야기인 <2월 29일>를 연출한 정종훈 감독은 "제작비로 보면 <수퍼맨 리틀즈>의 타이틀, <괴물>의 꼬리까지 못 만드는 조건이었지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이 영화를 완성했다"며 "좋은 평가를 받아서 향후 신인감독은 물론 신인배우의 등용문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에 대해 감독은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쓰면서 반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에서와 같이 두 개의 진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어 감독은 "원작 소설을 놓고 감독 4명이 각자 개성 있게 각색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게 이 연작 시리즈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톨게이트 정산원 한지연 역을 맡은 박은혜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끝까지 믿고 또 정신병자가 아닌 정상인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공포영화를 꼭 극장에서 가서 챙겨보는 편인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무서워서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추위와 졸음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그 덕분에 졸음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이 영화를 첫 번째 봤을 때는 무서웠지만 두 번째 봤을 때는 다른 공포영화와는 달리 고급스러운 면이 있다고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지연을 신변을 보호하며 미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박형사 역의 임호는 "공포 영화 속의 전형적인 형사의 모습으로는 연기하지 않고자 했다"며 "깁스를 하고 연기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한 편의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스릴러에 가깝다"며 "범인이 누구였는지에 대한 것보다는 무엇이 진실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HD공포 연작 시리즈 <어느날 갑자기>의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은 4년에 한번, 윤달인 2월 29일이면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배경으로, 연쇄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의 피 묻은 표를 받은 뒤부터 악몽에 시달리는 매표원 지연(박은혜 분)과 살인 사건을 추적해 가는 형사(임호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신병동에 갇힌 지연이 기자에게 얘기하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라쇼몽>에서와 같이 일련의 연쇄살인사건을 놓고 매표원과 형사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주관적 진실과 객관적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2년 전 교통사고로 죽었다던 여자 연쇄 살인범이 살아나 4년마다 찾아오는 2월 29일에 자신의 흉내를 내고 살인을 한다고 믿는 매표소 직원 지연과 어릴 적 친구들의 장난으로 맨홀에 빠져 어둠의 공포를 갖고 있던 지연이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정전으로 인해 다시 그때의 기억과 공포가 살아나 자신도 모르게 살인을 했다고 믿는 형사의 진술이 차례대로 펼쳐진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고층 아파트, 주차장, 정신병원 등 밀폐된 공간과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공포감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으며 인물의 심리묘사도 뛰어나다. 다소 이야기의 밀도의 떨어지고 기존 공포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적은 예산으로 이 정도의 수준 높은 공포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하다. 서로 다른 진실 속에서의 상반된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HD공포 연작 시리즈 <어느날 갑자기>의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은 CGV 전국 스크린을
통해 오는 7월 20일 개봉하고, 8월 SBS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한편, 두 번째 이야기 <네번째 층>과 세
번째 이야기 <디 데이 D-day>,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죽음의 숲>은 4주간 연달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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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과 TV 방영 동시 추진하는 HD공포 연작 시리즈 <어느날
갑자기>의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이 11일 오후 2시 용산CGV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어느날 갑자기>는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SBS와 손잡고 제작하는 HD공포영화 프로젝트로, 기획 초기부터 장르영화로서의 해외
판매를 겨냥한 작품이며 지난 95년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동명의 6부작 공포 연작소설(작가 유일한)에 수록된
에피소드 4편을 선별해 연작으로 엮었다. 또, 이 프로젝트는 안병기 감독이 Executive Producer로, 원작자
유일한이 기획에 참여했으며, 편당 제작비 6억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