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의 제작기간과 약 27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천년여우 여우비>는 100살 된 사춘기 여우소녀 여우비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 이성강 감독은 이번에 한국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구미호’를 기본 소재로 채택, 우리들에게 친숙한 스토리를 구성했다. 정적이며 수수했던 영상의 <마리이야기>와는 달리 <천년여우 여우비>는 수채화 같은 화려한 색감의 비주얼과 역동적인 영상, 신비로운 음악과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맡은 양방언 음악감독은 "수준이 높은 작품이라고 맨 처음 느꼈다"며 "개인적으로 음악작업을 할 때 좋은 작품을 접했을 때는 아주 자연스럽게 신나게 작업할 수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그는 "꿈속에서 주제가의 악상과 선율이 떠올랐다"며 "꿈을 깨고 나면 기억이 없어지는데 악상은 없어지지 않았다. 25년 동안 음악작업을 하고 있지만 꿈에서 악상이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아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년여우 여우비>는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완벽하게 다른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감독의 전작에 이어 다시 목소리 연기를 맡은 류덕환은 "2번째 작업이라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감독님이 저번에 했던 것과 똑같이 나를 판단해주고 전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해줘서 재밌게 작업했다. 또 작업할 때 항상 감독님이 옆에 있었는데 <마리이야기>를 할 때는 그게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고 열심히 하는 감독님 모습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예진의 목소리의 연기에 대해 "손예진 누나는 처음으로 목소리를 연기를 하는 건데 내가 더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하지만 너무 너무 잘하더라, 웬만한 성우보다 더 잘하더라. 깜짝 놀랬고 오히려 내가 중간에 위축되고 지금도 조금 더 잘할 걸 열심히 할 걸 후회되기도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천년여우 여우비>는 2007년 1월 25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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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로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성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제작 엘로우 필름·선우 엔터테인먼트)가 21일 오후 5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그 일부를 공개했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대가이자 한국의 '히사이지 조'로 불리우는 재일교포 출신의 양방언 음악감독과
손예진, 공형진, 류덕환의 목소리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예고편과 하이라이트, 뮤직비디오
공개가 공개됐는데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영상과 신비로운 음악이 잘 어울러져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 성공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 이를 입증하듯 <천년여우 여우비>는 이미 중국, 프랑스 등으로
개봉 전 선판매가 된 상태이다. 
이날
이성강 감독은 "<천년여우 여우비>를 만들면서 특별히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인물과
배경이 이미 내가 살고 있는 이곳(한국)이고 이곳의 풍경과 그림이 담고 있기 때문에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투적인 모습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지나치게 유들유들한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른 애니메이션이라고 자부한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계속
머리 속에 잊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여우비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며 "여우비는 우리들 이웃에서 늘상 볼 수 있는,
고민하고 갈등하고 그러면서도 즐겁게 이겨내려는 아이의 모습이다. 여우비를 보면서 주변에 있는 아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장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방언 음악감독에 대해서는 "양방언 감독의 팬이었고 이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고 적극 추천했다"며 "그의 음악에는 연민과 슬픔이 있으면서도 이를 안고 씩씩하게
뛰어가고 바람 같은 느낌이 있다. 외롭고 슬프지만 자기 아픔을 싸안고 씩씩하게 이겨내고 나가는 여우비를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음악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손예진은 "캐릭터 나이가 10대인데 내 목소리가 앳된 목소리지가 아니어서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오늘 녹음한 것과 화면을 보니까 내 목소리 같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혹시 성숙하게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계속 어린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녀는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는 처음이라 정답인지 아닌지 너무
모르겠더라. 내 목소리가 아닌 10대 여우의 목소리를 연기하면서 그게 너무 만들어진 목소리처럼 들릴까봐 걱정했다"며
"또 캐릭터에 맞게 내가 갖고 있는 많은 에너지를 목소리만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천년여우 여우비>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정서를 찾을 수 있고, 어른들은 어른대로
다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가슴 따뜻하면서도 행복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