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함께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올해 여성영상공동체에서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하게 된 "아시아 지역의 성매매의 현실과 현장의 목소리"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군기지촌을 배경으로 성매매 여성들과 업주 사이 중간다리인 마마상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마상, Remember Me This Way>(감독 김일란/조혜영, 제작 연분홍치마)이 10일 오후 1시 아트레온 2관에서 첫 상영과 함께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상영 전부터 성적소주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에서는 성매매에 대한 자료를 배포하고 후원행사를 여는 등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이날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국외관객으로부터 깊은 관심과 끊이지 않은 질문을 통해 무려 1시간정도 관객과의 대화 가지는 뜻깊은 시간을 나누었다.

<마마상, Remember Me This Way>는 진정한 다큐멘터리의 진면목을 잘 이끌어낸 작품이다. 기지촌 송탄에서 '마마상'의 일을 하고 있는 양희 이모를 통해 '성매매'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과 관습 그리고 기지촌 여성도 아닌, 마마상도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보려고 고민하는 우리들과 같은 여성의 인생을 그 자체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주는 다큐이다. 특히, '마마상' 혹은 '기지촌 여성'에 대해 단순히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개인과 사회가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하도록, 혹은 한 개인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에 더 큰 작품의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연분홍치마'는 같은 여성으로서 규정지어진 '마마상' 혹은 '이주여성'에 대한 하나의 '성매매'라는 이름으로 자각하지 않고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성, 나와 다른 역사와 다른 인생을 살고싶어하는 여성으로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우물 안의 개구리'같은 시야를 하나씩 느끼게 해주고 새로운 눈을 심어주고자 한다.

상영 후 김일란 감독은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함께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며 연출의도를 밝히고 "1시간동안 '성매매'에 대한 고민 할 수 있었던 만큼 그보다 더 지속 가능한 고민으로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일란 감독은 관객들에게 "'성매매'가 왜 근절해야만 하는가 부분에 반드시 '당위적 생각'보다는 자기 스스로가 생산하는 대답을 가져오면서 성매매의 근절을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함께 연출한 조혜영 감독은 "'성매매'에 대해서 여성들에게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되는 시간을 가졌다"고 소감을 밝히고 "이 작품을 감독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연분홍치마 공동체에서 만들었다"며 하나의 공동체 일원으로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큐멘터리 <마마상, Remember Me This Way> 영화제 기간 중 15일 오전 11시, 아트레온 4관에서 한차례 더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 감독과의 대화 Q&A

Q. '성매매'에 대한 어떤 조치가 필요하겠는가?
A. 제도를 통해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우리가 보여준 여성들을 한가족으로 '성매매'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다양한 면모들을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Q. 시작하는 부분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시위대와 주민들과 충돌하는 장면에 대한 의도는?
A. 그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평택으로 미군기지 재배치와 그밖에 이라크 파병 철페 등 여러 가지 쟁점을 가지고 있었던 집회였다. 이 집회가 열었을 때 한 쪽에서 주민들이 자신들이 생계 때문에 집회와 충돌이 있었다. 이 집회를 촬영한 것은 처음에는 따로 편집을 했고 이모의 이야기를 집회 장면에서 뺐다. 그러나 그 집회를 통해서 우리가 누구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보니까 그 충돌 속에서 이모가 어떤 위치이고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편집을 했다.

Q. 제작을 하면서 의도와 달라진 것에 대해서?
A. '마마상'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복잡하고 모순적인 여성의 위치를 보여주면서 피해자로도 가해자로도 귀속할 수 없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자 송탄을 갔다. 직접 이모와 부딪치면서 어떤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게되었다. 우리가 이모를 과거에 언제나 '기지촌 여성'이라고 규정되어 핍박받고,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피해자 여성으로 거부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어느덧 우리도 질문을 하다보면 책이나 어떤 프로그램에서 본 것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젊은 지식인여성으로 대할 때가 있었다. 우리가 '피해자 이모'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발견하게 되면서 '기지촌 여성' 혹은 '성매매'로 규정하는 것에 벗어나서 실제로 이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모의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여성의 보여주는 것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Q. 이모가 작품을 보고 느낌 점에 대해?
A. 송탄에서 이모와 함께 집에서 봤다. 이모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참 많이 늙었다", "왜 이리 담배를 많이 폈냐"며 하시고 "좀 곱게 앉아있을 것을 너무 편안히 앉았다"며 마지막에는 "잘 만들었다. 잘 봤고 재밌다"며 말씀해주었다.

Q. 앞으로의 이모와 관계에 대해?
A. 이모님과 관계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모님이 많이 외로워하시고 우리들을 보고싶어하고 정에 많이 굶주리고 사람들에게 많이 굶주린 분이다. 우리가 정기적으로 찾아뵙고 계속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2005.4.10 / 글, 사진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