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윤종빈 감독은 영화에 대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남자로서 내가 받았던 억압과 강요받던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말하고 "군대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남성성이라는 가부장적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 안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어 감독은 "상을 받아서 부담이 되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어려운 영화나 난해한 영화라고 생각할까봐 그게 오히려 고민이다. 또, 사실 군대얘기라고 하면 보기 싫은 마음이 우선 있기 때문에 걱정"이라며 "하지만 웃기고 재미있는 영화이다. 일반 관객들이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돈 들어가는 장면들은 다 빼고 싸게 찍을 수 있는 것 위주로 시나리오를 구성했고 촬영 스케줄 짤 때도 최소한 이동 없이 로케이션 위주로 진행했다. 또, 밥값 때문에 헌팅도 혼자 다녔다"며 제작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돈이나 시간으로 인해 못한 것들이 많아서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목의 의미에 대해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였을 때 가제 상태로 쓴 제목이었다. 제목을 써놓고 시나리오를 고쳐 가는데 제목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모두가 어떻게 보면 용서받지 못한 자고, 관객들의 입장에서 보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때 제목을 생각하고 과연 누가 용서받지 못한 자인지를 생각할 여지도 있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인물들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이 제목을 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극중 직접 비중 있는 조연으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감독은 "능력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시켜주시면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감독은 "내무부 장면을 군부대에서 찍었는데, 사실 이 영화와는 전혀 다른 가짜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허가를 받은 것이다. 옳지 않은 방법이지만 영화를 어떻게든 완성하고 싶었다"면서 "한국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중요한 영화가 될 것이고 의미 있는 영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영화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동창이자 내무반 고참 태정 역을 맡은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작품이 좋다는 것을 떠나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먼저 들었다"며 "(군 생활) 야전에서 1년 생활한 뒤 나머지는 군영화제작소라는 곳에서 있었다. 그곳에서 10편 가량의 군영화를 찍었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태정의 친구이자 신참 승영 역의 서장원은 "선배님 소개로 감독님을 만났고 그때 머리가 길었는데, 보자마자 머리를 좀 자를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바로 자를 수 있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며 "아직 군대를 갔다 오질 않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군대를 알게됐고 처음 승영이가 군대에 들어왔을 때만큼은 더 리얼하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같은 부대에서 고참 병장과 신참 이등병으로 만나게 된 중학교 동창 태정(하정우 분)과 승영(서장원 분)의 이야기를 통해 군대 내 부조리함과 명령과 복종의 권력관계 속에서 비틀어진 남성성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또한, 폭력과 권력 앞에 나약해질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의 비극을 담고 있다. 영화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승영이 휴가를 나와 태정을 찾아가는 하루 동안의 현재와 같은 부대에서 고참 병장과 신참 이등병으로 만난 그들의 과거를 긴장감 있게 교차시킨다. 군대 특유의 부조리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승영은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고 태정은 친구라는 이유로 승영을 계속 감싸주지만 자신까지 곤란한 상황에 몰리기가 일쑤다. '좋은 고참이 되겠다'고 다짐한 승영은 자신의 소신대로 직속 후임인 지훈에게 잘 해주지만 그럴수록 자신에 대한 부대 내 따돌림은 심해진다. 결국 태정이 제대한 후, 견디지 못한 승영은 스스로 타협하고 변하기 시작하고 후임병 지훈에게 자신과 똑같은 상처를 대물림한다. 애인에게 버림받은 후임병 지훈은 변해가는 승영에게 더 큰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자살에 이르고 만다. 1년여 후, 제대하고 군대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태정에게 어느 날 승영으로부터 갑작스레 만나자는 전화가 온다. 승영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태정은 여자친구를 불러내고 헤어지려 하지만 승영은 어딘가 불안한 모습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자꾸 태정을 붙잡는다. 하지만 승영의 계속되는 집착에 태정은 떠나버리고 결국 권력의 질서 앞에 포기한 자기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지훈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승영 역시 아무런 위안도 받지 못한 채 자살에 이르고 만다. 뻔한 군대 내 불합리성, 폭력, 부적응 자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감나는 대사와 캐릭터 그리고 간결한 편집으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감독의 연출력으로 인해 설득력과 힘을 얻는다. 또, 군대 안의 폭력과 권력관계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찬찬히 응시하며 그 속에서 변해 가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특히 신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두 주연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인다.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노개런티로 참여해 완성한 <용서받지 못한 자>는 청어람의 배급을 통해
오는 11월 18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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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에서의 뜨거운 호응에 이어 올해 한국영화계 최고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가 2일 기자시사회를 열고 언론에 첫 공개했다. 군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감독의 대학졸업작품으로 2천만원 저예산으로 제작된 후 투자·배급사 청어람의 지원을 받아
키네코 작업을 거쳐 극장 개봉하게됐다. 특히 영화는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관객상 등 최다 4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뿐만
아니라 영화의 두 주연 배우 하정우(김용건)와 서장원(서인석)이 2세 연기자임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윤종빈 감독과 두 주연배우 하정우, 서장원을 비롯해 영화에 참여한 스텝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윤 감독의 학교 스승이기도
한 이현승 감독이 참석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