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작으로 선정된 <길>은 1970년대 남도를 떠도는 장돌뱅이의 고집스런 인생을 통해 예술가로서 감독 자신의 삶을 투영해낸 작품으로, <정>, <러브스토리>에 이어 독자적인 제작 방식으로 제작비 5억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으며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 열연했다.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한 배창호 감독은 80년대 후반 한국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깊고 푸른 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고래사냥> 등을 제작했으며 2001년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흑수선>을 만든 바 있다. 한편, 개막작품에는 일본 와타나베 겐사쿠 감독의 <러브드 건>이 선정됐다. <러브드 건>은 킬러와 의뢰인이라는 관계로 만난 두 젊은 남녀의 절망적인 삶의 형태와 그들의 사랑의 행각을 파격적인 형식으로 그린 영화로, 그 형식적인 참신함으로 인해 스즈키 세이준의 무정부적인 상상력을 동시대에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총 15개국 114편(장편 84편/ 단편 30편)의 세계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올해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는 '발견, 재발견'이라는 슬로건으로 내걸고 ▲ 영 시네마 ▲ 월드 시네마 베스트 ▲ 논픽션 시네마 ▲ 시민영화광장 ▲ 한국영화, 지금 ▲ 중국영화 스페셜 ▲ 특별전 및 회고전 등 7개 부문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히 올해에는 국내에 소개되기 힘든 뛰어난 작품들을 발굴, 소개함(영 시네마, 논픽션 시네마)과 동시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거장들의 최근 영화들을 소개(월드 시네마 베스트)하고 높은 미학적,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시장의 한계로 인해 실체를 만날 수 없었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제의 메인 섹션이자 세계 각국의 신예 감독들의 야심찬 작품들을 선보이는 '영 시네마'부문에서는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와타나베 겐사쿠의 <러브드 건>을 비롯해 중국 리우 펑도우 감독의 <녹색모자>와 양차오 감독의 <여정>, 아랍계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레스키브>,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의 <선물>, 한국 조범구 감독의 <양아치어조> 등이 상영된다. 또, 조르쥬 바타이유의 미완성 소설 '어머니'를 각색한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어머니>에서는 아들과 위험한 사랑 행각에 빠지는 어머니 역을 맡은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만날 수 있다. 한국작품 <양아치어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세 친구를 우정을 다룬 영화로 <장마> <어떤 여행의 기록> 등 단편영화를 만든 신예 조범구 감독의 데뷔작. 올해 한층 강화된 섹션으로 일반 극영화가 아닌 실험영화, 개인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소개하는 '논픽션 시네마'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위대한 연초>를 비롯한 '개인 영화'(personal cinema)의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미국 맥엘위의 작품 3편과 프랑스 다큐멘터리의 거장 레이몽 드파르동의 최근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공식부문에 상영되어 평론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지방법원 제10호실>이 소개된다. 또한, 1차 세계대전 직후 촬영된 필름자료들을 편집하여 만든 영화로 '인간' 개념의 역사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충격적인 작품인 <오! 인간>과 프랑스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소매치기>의 배우들의 현재의 모습을 취재한 이색적인 작품 <'소매치기'의 모델들> 등이 함께 상영된다. 세계 영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중견 감독들의 최근작을 소개하는 '월드 시네마 베스트' 섹션에서는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알랭 레네 감독의 유쾌한 뮤지컬 영화 <입술은 안돼요>와 이집트의 대표적인 감독 유세프 샤힌의 신작 <알렉산드리아... 뉴욕>, 독일의 주목할만한 감독인 로무알트 카마카르의 신작 <밤의 노래> 등이 상영된다. 특히 영화제측이 야심차게 기획한 '특별전 및 회고전' 섹션은 ▲ 와이드스크린 영화의 황금시대 ▲ 상하이의 조선인 배우 김염 ▲ 장 마리 스트라우브 & 다이엘 위예 회고전 ▲ 안토니오니 걸작선 등 4가지 섹션으로 준비했다. '와이드 스크린의 황금시대'에서는 데이비드 린의 <닥터 지바고>,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실물보다 큰>, 안소니 만의 <서부의 사나이>,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 장 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 루키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 그리고 고바야시 마사키의 <괴담> 등 총 13편의 시네마스코프 시대의 대표작품을 상영한다. 아울러 올해 광주국제영화제가 가장 야심차게 기획한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 회고전'에서는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급진적이며 가장 엄격한 영화미학을 고수하고 있는 두 시네아스트의 주요작 19편이 상영된다. 또한 식민지 시대에 중국에서 활동한 조선인 배우 김염의 작품을 소개하는 '상하이이의 김염 회고전'과 이탈리아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안토니오니 걸작선'도 마련된다. 이밖에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있는 대중적인 영화들을 상영하는 '시민영화광장' 섹션에서는 올해 초 개봉된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를 연출한 프랑스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의 신작 <불순한 제안>과 중국 양 야저우 감독의 <나의 큰 발> 등이 상영된다. 한국영화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한국영화, 지금' 섹션에서는 <송환>을 비롯해 <마지막 늑대>, <아는 여자>, <달마야, 서울가자> 등 최근 화제작들이 상영될 예정이며 중국영화의 현대적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중국영화 스페셜' 섹션에서는 중국 이산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다룬 4세대 감독 정동티엔의 <대만왕사>, <황혼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시에페이 감독의 1995년작 <흑준마>를 비롯 북경전영학원의 단편 영화 등 최근 제작된 중국영화 장,단편 10편이 상영된다.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www.giff.org)는 오는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광주 주요 시내극장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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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의 세 번째 독립영화 <길>(제작 이산프로덕션)이 오는 9월 2일 개최될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2004 GIFF)의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광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10일 낮 12시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조촐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의
개,폐막작 및 주요 상영작을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