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야기 구조와 전개가 단순하다', '이야기의 비약이 심하다', '복수극만 있고 반전이 없어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다', '설정이 일본추리만화와 비슷하다', '참신하지 못하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력이 미흡하다' 등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관객들은 '편집된 장면과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은 DVD를 통해 볼 수 있다'라는 감독의 무책임하고 반복적인 대답에 눈살을 찌푸렸다. 특히 홍보전단에 나와있는 라스트 씬(100여개의 인형들과 살아남은 사람들과의 사투)마저 편집된 사실이 밝혀지자 관객들의 속았다는 느낌에 크게 실망했다. 이에 정용기 감독(사진)은 "영화가 감독 개인의 창작물이기 하지만 다양한 협의가 필요로 하는 산업성을 지닌 창작물이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 자기작품을 지키는 한 방법일 뿐이다"며 해명했다. 또 제작총지휘를 맡은 김익상 뮈토스필름 대표는 "런닝타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편집했다"면서 "감독은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감독에게 책임은 없다"며 감독의 입장을 대변했다. 한편, 신예 정용기 감독은 "부천영화제를 통해서 처음으로 보여주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많이 준비를 했고 열심히 찍었다"라며 "사운드가 조금 미흡해 아쉽지만 재밌게 봐달라"며 소감을 밝혔다.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인형의 시점에서 인형의 슬픔과 고통을 다루고자 했고 기억에서 잊혀지고 소외 받는 소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소개한 뒤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구조와 형식에 취하다보면 극중 혜미의 시선을 갈 수밖에 없고 가해자인 인형의 슬픔이나 고통을 표현할 수 없다"면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구성상의 재미와 기대와 다를 수도 있지만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감독은 "구체관절인형을 처음 받을 때 영화적인 소재를 적합했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아 소재를 채택했다"면서 "구체관절인형라는 소재에 집착하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은 "극중 인형들의 살인 장면은 인형들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며 오해의 소지가 없길 바랬다. 이밖에 굳이 일본인형을 쓴 이유에 대해 감독은 "내 나이 또래인 30대 중반 이후에 사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잠재적으로 과거의 일제시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극복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영화 <인형사>는 과거 일제시대 누명을 쓴 채 억울하게 죽어간 주인을 사랑했던 기모노 인형과 어릴 적 혜미(김유미 분)에게 버림받았던 인형 미나(임은경 분)가 생령(生靈)이 되어 복수를 한다는 내용의 공포물로, 외딴 인형미술관으로 초대받은 5명의 사람들은 기모노 인형의 복수와 관련된 사람들로 인형의 복수에 의해 하나 둘 죽음을 맞게되고 가까스레 살아남은 혜미는 어릴 적 자신의 인형인 생령이 깃든 미나를 만나면서 또 다른 공포와 직면하게 된다. 동양적 정서인 '한'과 '복수'의 이야기를 사람이 아닌 특이한 인형을 통해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단조롭고 느슨한 전개구조 그리고 인물간의 미약한 연관관계로 인해 극적 긴장감을 주지 못한 채 밋밋한 공포영화로 그치고 만다. 특히 생령이 깃든 인형에서 풍기는 기묘한 공포를 끄집어내지 못한 채 단순히 희미한 물체, 갑작스런 효과음 등 전형적인 형식에 머문 것은 공포 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무엇보다 기모노 인형의 사연을 영화의 프롤로그로 설정한 것은 숨겨진 비밀을 미리 짐작케 해 영화의 흥미를 크게 떨어뜨린다. 구체관절인형에 대한 호기심만 잔뜩 부풀린 채 공포를 주기는커녕 얼렁뚱땅 사건을 종결시키기에 급급하다. 영화 <인형사>는 26일 기자시사회를 가진 뒤 롯데시네마의 배급을 통해 오는 30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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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임은경 주연의 공포영화 <인형사>(감독 정용기, 제작 필마픽쳐스)가 부천영화제의 공포영화 매니아들에게 혹평에
가까운 반응을 얻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부천영화제 '포스트 페스티발' 마지막 기간인 24일 오후 8시 부천시민회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인형사>는 구체관절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로 그간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이날 상영회에는
정용기 감독과 출연배우 김유미, 임은경, 옥지영, 심형탁 등이 참석해 무대인사와 함께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