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 무협, 그리고 코미디를 놀라운 실력으로 결합해낸 작품...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장풍대작전>이 22일 오후 7시 부천 시민회관 폐막한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4)의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 작품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 <아라한-장풍대작전>는 어수룩하고 힘없는 교통순경 상환(류승범 분)이 우연히 도시 속에 숨어사는 도인 자운(안성기 분)과 의진(윤소이 분)을 만나게 되면서 도인의 최고경지인 '아라한(阿羅漢)'에 이르기 위해 고군분투 수련해 가는 과정과 봉인에서 풀려난 절대악 흑운(정두홍 분)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무협액션물로 지난 4월 30일 국내 개봉돼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동원해 흥행면에서 선전했지만 작품면에서 혹평을 받은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튜어트 고든 감독을 비롯한 심시위원들은 "환상, 무협, 그리고 코미디를 놀라운 실력으로 결합해낸 작품이다. 특히 상상력이 뛰어나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것이 언제나 부러웠는데 그 꿈을 이뤄 기쁘고 내가 보고 싶었고 만들고 싶었던 영화로 상을 받게돼 무엇보다 행복하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함께 시상식에 오른 배우 류승범은 "촬영하면서 죽도록 고생했는데 남우주연상을 받는 것보다 작품으로 상을 받게 돼 더 기쁘다"며 말했다.

부천초이스 장편부문 감독상은 아르헨티나 레오나르도 디 세자르 감독의 <행복택배>가 차지했으며 남우주연상은 <알트라>의 베누아 델핀(베를린)과 구스타브 케르베르(프랑스)가, 여우주연상에는 <나의 자살을 도와줘>의 낫 와타나팟(태국)가 각각 수상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일본 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의 <녹차의 맛>이 차지했다. 그리고 부천초이스 단편부문에서는 영국 비토 로코 감독의 <굿바이>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으며 독일 넬러 레아나 폴마 감독의 <나의 부모님>이 심사위원특별상과 관객상 등 2개 부분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밖에 올해 영화제에서 새롭게 마련한 EFFFF 아시아영화상(유럽판타스틱필름페스티벌 파운데이션)에는 인도 카말 하산 감독의 <비루만디>가 수상했으며 일본 오시미 마모루 감독의 <이노센스>가 특별언급됐다.

한편, 프로젝트 밴드 '버튼'의 리더이자 고구마로 잘 알려진 권병준과 폐막작 <분신사바>의 배우 김규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폐막식은 영화제를 마무리하는 행사 스케치,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인사말 및 경과보고, 시상식, 영화제 예고편 상영, ‘버튼’의 폐막 공연, 폐막작 <분신사바> 상영 등 순으로 진행됐다. 개막식에 비해 다소 한산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폐막식에는 영화제 심사위원단과 수상 감독을 비롯해 <분신사바>의 안병기 감독과 출연배우 김규리·이세은·이유리·최성민, <인형사>의 출연배우 옥지영, <춘몽>의 유현목 감독과 조성우 음악감독, 김기덕 감독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올해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총 32개국 261편의 작품들이 상영되었으며 24개국 2,097명의 게스트들과 국내외 프레스 243명이 참가하였다. 2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총 51개의 프로그램이 완전 매진되었으며 총 109,554 석의 좌석 중 61,050석이 판매되어 55%의 티켓 판매율을 보였다. 23, 24 양일간 열릴 포스트 페스트발 기간과 야외행사 관객까지 포함하면 총 8만 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6회 상영 전부 매진된 심야 상영과 개막작 <개미들의 왕>과 폐막작 <분신사바>, <녹차의 맛>, <나의 자살을 도와줘>, <니나>, <가감보이> 등과 월드판타스틱 시네마의 <이노센스>, <키사라즈 캣츠 아이>, <미로>, <오늘의 사건사고>, <악취미의 밤>, <누가 요니를 삽으로 때렸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패밀리섹션의 <제브라맨>부터 특별전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1>, <크래퍼 테일즈>, <네크로맨틱>, <슈람>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을 가진 관객들이 영화제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부천초이스 단편,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캅 페스티벌>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페스티벌 클럽 RP1164에서 진행한 캅 페스티벌과 이공 프로젝트, 에이모스 보겔과 시네마16,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 로이드 카우프만의 마스터즈 클래스 등을 다룬 네 차례의 메가토크와 피판 데이트, 미드나이트 토크 등 게스트와 관객과의 다양한 토크가 진행되었고, 야외 상영과 그린 콘서트 등 야외 행사도 마련돼 많은 관객들이 참여했다.

한편, 23, 24일 이틀동안 진행되는 포스트 페스티발에서는 한국영화 <인형사>를 비롯해 영화제 기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다시 상영하는 깜짝상영과 심야상영 등이 진행된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티켓 예매 시스템의 오류로 작은 불편은 있었는데 내년에는 보다 완벽에 가까운 영화제가 되도록 그리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영화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2004.07.2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