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사회자 없이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간소하게 진행된 이날 개막식은 개막공연으로 이색적으로 13분 가량의 사운드 필름이 유실되어 일반상영이 어려웠던 유현목 감독의 65년작 <춘몽> 프린트를 조성우 음악감독의 새로운 작곡과 기술적인 복원과정을 거쳐 특별히 상영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춘몽>이 상영되는 동안 영화에 입혀진 사운드가 아닌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관객들을 깜짝 놀래켰다. <춘몽>은 여배우의 뒷모습 전라 장면이 수초간 노출되었다 하여, 최초의 '외설죄' 논란이 일었던 작품. 개막공연 이후 내빈소개와 홍건표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 그리고 개막작으로 선정된 <개미들의 왕>의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무대 인사에 이어 개막작이 상영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미경 국회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장편심사위원장이자 개막작 감독인 <개미들의 왕>의 스튜어트 고든, 심사위원인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감독, 단편심사위원장인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 등 장.단편 심사위원단이 참석하였으며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들과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김수용 감독, 배우 안성기·이보연·윤소이·윤진서·전재룡 등이 국내외 영화인들과 영화제를 찾은 일반관객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편, 이날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들의 결의문을 낭독하며 해외게스트들에게 스크린쿼터의 중요성과 한국영화인들의 입장을 밝히는 예정에 없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개막식 현장에서는 영화인들과 시민들에게 스크린쿼터 사수 관련 홍보 인쇄물이 배포되고 온통 스크린쿼터 관련 벽보가 붙어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상영된 개막작인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개미들의 왕 King of the Ants>은 별볼일 없는 페인트공 숀이 어느 날 살인청부 의뢰를 받고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 후 겪게되는 악몽과 공포를 다루고 있다. 피가 튀고 난무하는 공포영화가 아닌 냉장고로 사람 얼굴을 깔아뭉개고 골프채로 머리를 내려치고 죽은 시체의 머리를 자르고 불을 지르는 등 엽기적이고 잔인한 장면들로 소름 돋는 공포를 선사한다. 하지만 배신과 복수 그리고 살해한 남편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다는 일반적인 구성과 이야기 전개로 인해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하게 느껴진다. 특히 숀이 친구의 도움을 받고 도망치는 장면은 비약이 심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그나마 숀 역할을 맡은 크리스 매케나의 연기는 볼만하다. 개막작품 <개미들의 왕>은 오늘 밤 8시 30분에 한차례 더 상영된다. 오늘 개막을 시작으로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22일 폐막식을 진행하며 24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영화상영은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 문화센터 아트홀,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CGV부천8 3개관, 소사구청 소향관, 잔지광장 야외상영을 포함한 총 9개관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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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4)가 15일 오후 5시 부천 시민회관에서 개막식을 갖고
열흘간의 영화대장정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