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4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는 상영작 구성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작년까지 국내 극영화만을 대상으로 경쟁부문을 운영하고 시상했으나 올해부터는 한국 작품을 비롯해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의 작품들까지 경쟁부문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극영화에만 국한되었던 예년과는 달리 극영화 뿐만아니라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에도 눈을 돌려 장르의 벽을 허물었다. 또한 프로그래밍이 훨씬 전문화되었다는 것 또한 이번 영화제의 변화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발견이다. 상영작들을 하나의 섹션안에 같은 테마를 가진 작품들로 구성하여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하나의 섹션에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쇼트 프리즘'에 초청된 작품들 외의 영화들은 스페셜 프로그램이라는 큰 타이틀 안에 다양한 섹션들로 나뉘어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스페셜 프로그램에 마련되었던 섹션으로 태국영화의 한 경향, 알래스카 감독 특별전, AMIPA 특별전, 영화, 한계를 넘어선, 코지 야마무라 스페셜, 인디 애니메이션 웨이브, 메이드 인 부산 in Basff, 부산-오사카 프로젝트, 영 포커스(청소년 초청) 9개 섹션으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섹션으로는 알래스카 감독 특별전과 영 포커스를 들수 있겠다. 알래스카 감독 특별전은 최 북반구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한 비주류적 성격이 눈에 띄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이 준비되었다. 13살 어린 소년의 가라테의 열정을 담아낸 <가라테, 삶의 방식>이라는 아마추어 작품을 비롯해 2차 세계대전 중 알루샨 열도와 프리벌로프 섬에서 온 미국인들이 사람들을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 강제 캠프를 치게 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음악과 시각적인 단서들을 통해 보여주는 <자리 바꾸기>, 미국의 유명한 사건 에이미 피셔 사건의 주인공 에이미 피셔의 인생의 변화를 철학적으로 기록한 <희생자, 에이미 피셔 이야기>등 총 11작품이 상영되었다. 알래스카 감독 특별전에 초청되어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진 작품들은 알래스카의 때묻지 않은 자연 환경에 걸맞게 평범한 사람들을 순수한 시각으로 진솔하게 보여준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리적 명칭만으로도 멀게만 느껴지던 알래스카란 곳에서도 이렇게 독립영화의 매력의 힘을 빌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부산아시아단편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불어일으킨 섹션은 바로 청소년 초청 부문이다. 청소년들의 신선하고 젊은 목소리를 영사으로 접하고 자극받을 수 있는 소중한 섹션인 "영 포커스"에서는 '하자 작업장 학교', '부산영상 고등학교', '계원예술 고등학교', '부산국제영화고등학교', '부산영상 고등학교' 학생들의 총 11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복제인간이라는 판타지적 소재로 풀어낸 매년 행사를 치를 때마다 국내외의 많은 주목을 끌어들이고 있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의 올해와 같은 변화는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속에서 주목받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알찬 영화제로 자리매김을 하는데 아주 적절하고 현명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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