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봉준호 감독의 <인플루엔자>가 지난 22일 크랭크업했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디지털 영화 <인플루엔자>는 '조혁래'라는 한 남자의 5년 간의(2000-2004) 기록을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폭력에 무디어져가는 우리 사회의 병리적 상황을 그려낼 예정이다. 단편영화 <해 아래 햇살> <순간접착제> <이공 -Sink&Rise>에 출연한 윤제문과 <플란다스의 개>에서 배두나 친구로 분한 고수희가 출연한다. 서울의 한 농협에서 진행된 이날 마지막 촬영은 조혁래(윤제문 분)와 고수희(고수희 분)가 현금인출기 부스에 들어온 한 젊은 남자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해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이었다. 한편 지난 3월 15일부터 총 5회에 걸쳐 이루어진 대부분의 촬영은 디지털 카메라 2대를 사용하여 CCTV와 같은 위치에 고정, 원씬 원컷으로 진행됐으며 특정한 콘티 없이 충분한 리허설을 통해 배우들의 동선을 맞춘 후 롱테이크로 촬영됐다. 촬영을 마친 후 봉준호 감독은 "'기록과 감시'의 매체로서 기능하는 CCTV의 특성이 이 영화의 의도를 살리기에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한 뒤 "배우의 익명성이 보장된 채 일반인과 자연스레 섞이는 즉흥적인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컴퓨터 하나로 모든 후반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이 디지털 촬영의 장점이다"며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인플루엔자>는 이시이 소고 감독의 <경심> 그리고 유릭와이 감독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그램을 통해 첫 공개된다. (사진 왼쪽부터 배우 윤제문, 감독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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