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3일부터 열리는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품으로 신인 민병국 감독의 데뷔작 <가능한 변화들>(제작 무비넷)이 선정됐다. 전주영화제 조직위(집행위원장 민병록)는 3월 17일 서울 남산애니메이션센터에서 개·폐막작을 비롯한 주요 상영작을 발표하였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능한 변화들>은 오랜 친구인 30대 남자 문호(정찬)와 종규(김유석)의 각기 다른 하룻밤의 연애담을 1부와 2부로 나뉘어 구성한 작품으로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민병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진취적인 영화제의 성격을 반영하고자 첫 데뷔하는 감독의 작품을 선정하고자 하였다"라며 "<가능한 변화들>은 한국영화의 현 제작시스템의 여러 문제에 대해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는 장치와 삶을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병국 감독은 "살아가면서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바뀔 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과 동경심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편,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엔 스페인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 아케로 마냐스의 두 번째 장편인 <노벰버 November>가 선정됐다. 영화 <노벰버 November>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 1990년대 그들의 청춘 시대를 회상하는 극단 배우들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노벰버'라는 자유극단을 창시하여 절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순수한 예술의 이상향을 꿈꾸었던 그들의 동료 알프레드에 대한 추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연극 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영화제측은 "도전적인 젊은 신인감독들을 과감히 발탁하고 그들을 응원해 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는 힘있는 영화"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조직위원장은 "5회째를 맞아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프로그램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국내에선 처음으로 쿠바영화들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했다"라며 "올해에는 총 35개국에서 출품한 장편 120편과 단편 130편 등 250여편이 상영되며 이는 작년에 비해 단편이 80여편 늘어난 수치이지만 총 상영시간은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메인프로그램의 경쟁부문인 '인디비전' 섹션에서는 새로운 형식과 미학적 가능성을 가진 독립 영화를 지역이나 장르의 구별 없이 독립영화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16편의 도전적인 영화들을 소개한다. 주요 상영작으로는 한국 이은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다>을 비롯하여 이탈리아의 <기프트 The Gift>, 이란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두 생각 사이의 침묵>,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영화로 감독 혼자서 무려 4년에 걸쳐 완성한 <고독한 전쟁> 등이 우석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또 하나의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 섹션은 디지털의 미학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양하고 새로운 디지털 영화를 대상으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모큐멘터리에 디지털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차단속원, 그랜트파커>와 <커다란 두리안>, 디지털의 다양한 실험들이 단순한 형식적인 실험을 넘어서 자신만의 고유 언어를 확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적 종속> 등 14편의 디지털 영화와 최근 모바일 개봉 중인 영화로 한국영화계에서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20명의 영화아카데미 출신의 감독들이 연출한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이공 異空>을 함께 선보인다. 비경쟁 부문인 '섹션 2004'부문은 ▲시네마 스케이프 ▲필름메이커스 포럼 : 촬영감독편 ▲한국영화 : 충돌과 지속,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주간 ▲ATG 회고전 ▲쿠바영화 특별전 ▲전주-소니마주, ▲영화궁전 ▲전주-불면의 밤 ▲야외상영 : 한국영화축제 등 총 10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 세계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화제작을 선보이는 '시네마 스케이프'에서는 영화 <천국보다 낯선>으로 유명한 짐 자무쉬 감독 신작 <커피와 담배 Coffee & Cigarettes>을 비롯해 프랑스 누벨바그 거장 자끄 리베뜨 감독의 신작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 The Story of Marie & Julien>와 에릭 로메르 감독의 <삼중 스파이 Triple Agent> 그리고 중국 6세대를 대표하는 장 위엔 감독의 <녹차 Green Tea>, 한국 독립영화 거장인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송환>, 일본과 포르투갈의 주목받는 두 신예 여성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사라 Shara>(나오미 카와세)와 <우리들 Nous>(클라우디아 토마즈) 등 15여편의 장편과 '누벨바그의 어머니'라 불리는 프랑스 아네스 바르다 감독의 단편 <날개 달린 사자 Le Lion Volatil> 등이 상영된다. 또한,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예 알랭 기로디 감독의 예전 단편영화들과 최근 복원된, 2차 세계대전 이후 10여년간 제작된 네덜란드 시네포엠 다큐멘터리들도 함께 특별상영된다. 관객이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보다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작년에 처음 마련된 '필름메이커스 포럼'은 지난해 감독편에 이어 올해는 '촬영감독편'을 준비됐다. 크쥐쉬토프 키에슬로브키 감독의 작품과 최근 헐리우드에서 <블랙 호크 다운> <가타카> 등의 왕성한 활동을 하고 벌이고 있는 폴란드의 저명한 슬라보미르 이지악 촬영 감독, 프랑스의 여자 촬영 감독으로 장 뤼 고다르, 샹탈 애커만, 자끄 리베트, 자끄 드와이용, 필립 가렐 등 프랑스의 유명 감독들과 함께 작업해온 카롤린느 샹페띠에 촬영 감독 그리고 임권택 감독과 작업하고 있는 정일성 촬영 감독 등 세계적 촬영감독 3인이 초청됐다. 영화제 기간 동안 이들 촬영감독의 대표작품 상영과 함께 '미스터클래스'라는 심포지엄을 통해 촬영감독들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기술적인 성취도와 미학을 들려주며 그들의 각기 다른 방법론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ATG 회고전'과 '쿠바영화 특별전' 섹션은 국내에서 거의 접하기 힘든 작품들이 준비됐다. 'ATG 회고전' 섹션에서는 <감각의 제국>으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닌자 무예장>(1967년작)과 <윤복이의 일기>(1965년작), 이시이 소고 감독의 <역분사 가족>(1984년작), 테라야마 슈지의 <전원에 죽다>(1974년작) 등 일본 유명 감독의 초기작품 11편이 상영된다. 그리고 '쿠바영화 특별전' 섹션은 서구에 처음 쿠바영화를 알린 계기가 된 <소이 쿠바>을 비롯해 토마스 알레아의 대표작 <저개발의 기억>, 대표적인 여성 영화 <테레사의 초상>에서부터 최근 후안 카를로스 크레마타의 <나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단편에 이르는 총 17편의 대표적인 쿠바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필름 앤 디지랩 부문은 ▲영화보다 낯선 ▲디지털 삼인삼색 ▲디지털 필름 워크숍 ▲지프 마인드2004 등 4개 섹션으로 마련됐다.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보다 낯선'섹션은 새로운 형식의 실험영화들을 중심으로 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현대 아티스트 필름과 비디오 작품들이 상영된다.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디지털 영화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은 <살인의 추억>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한국의 봉준호 감독,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소무> <임소요> 등을 촬영하고 자신의 세 번째 영화 <명일천애>로 2003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중국의 유릭와이 감독 그리고 영화 <미친 가족>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일본의 이시이 소고 감독이 참여했으면 영화제를 통해 공개된다. 영화제측은 "올해부터 제작단계에서부터 적극 참여해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그 어느 해보다도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추후 DVD를 제작해 우선적으로 일본과 아시아에 배급을 할 계획이다"며 전했다. 한편 영화제 기간동안 전시회로 진행되는 '지프 마인드2004'섹션은 올해 스위스 작가 초대전과 국내 작가 초청 및 학생 작가의 작품까지 확대해 또 다른 볼거리를 선보인다. 한편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영화 상영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와 세미나가 마련될 계획이며 구체적인 일정과 행사내용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10일간 전북대문화관 및 덕진예술회관, 시내 고사동 영화의 거리 상영관에서 총 35여개국 250여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예매는 4월 8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와 jiff 패밀리 카드 홈페이지(http://family.jiff.or.kr)을 통해 시작한다. (사진 위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의 출연배우 정찬, 김유석, 신소미, 윤지혜, 감독 민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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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작년과 달리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그 어느 해보다 독립영화와 실험영화에
많은 비중을 두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주요 변화로는, 2003년까지 '아시아독립영화포럼, 디지털 스펙트럼, 시네마
스케이프, 필름메이커스 포럼'의 4섹션으로 이루어졌던 메인 프로그램이 경쟁섹션인 '인디비전과 디지털 스펙트럼' 섹션으로만
구성되고 나머지는 '섹션 2004'로 이동했다. 새로운 아시아 독립영화에 초점을 맞추었던 '아시아독립영화포럼'은 전
세계로 확장해 '인디비전'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고유의 섹션으로 자리매김한 '특별기획프로그램'이 '필름 앤 디지랩'으로
각각 개칭됐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격년으로 상영하던 '비엔날레' 섹션이 프로그래밍의 연속성이 어려운
관계로 폐지됐고 새로이 실험영화들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영화보다 낯선' 섹션과 일본 예술영화 전용관을 통해 예술영화
배급과 상영을 위해 1961년 시작된 ATG(Art Theater Guild)의 실험영화들을 선보이는 'ATG 회고전',
국내에선 거의 볼 수 없었던 쿠바영화들을 소개하는 '쿠바영화 특별전' 등이 신설됐다. 특히 그동안 시네마 스케이프
섹션에 포함됐던 한국영화 섹션을 독립적인 섹션으로 분리해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영화와 개봉되지 못한 영화들은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