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출의 대가 공옥진 여사, <고독이 몸부림..> 특별출연

- 해맑고 익살기 가득한 표정연기로 웃음과 공포를 자아내는 '어머니 귀신'역으로 출연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에 한국 1인 창무극의 효시이자 '병신춤'과 '동물춤'의 대가 공옥진 여사가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은 노년의 유쾌한 삶을 다룬 휴먼 코미디로 주현,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선우용녀, 박영규, 진희경 등 국내 최고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영화에서 공옥진 여사는 물건리 사건 사고의 중심인 두 형제인 오십줄 노총각 동생 중범(박영규)과 그런 동생을 장가보내지 못해 안달인 중달(주현)의 돌아가신 어머니 귀신 역으로 출연한다. 공옥진 여사는 극중 중달의 꿈에 나타나 하연 연기와 함께 우물 속에서 튀어나와 아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연기를 한다.

남도 인간문화재 공대일 명창의 자제이자 평생을 춤에 바쳐온 세계적인 대가 공옥진 여사에게 난데없는 귀신 역할이라니. 모두가 놀랄만한 의외의 캐스팅이지만, 감독 및 제작진은 이미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내정을 하고 있었을 정도로 적역이었다고 한다. 사진 속에서 아들들을 내려다보며 짓는 기묘한 표정들을 비롯, 웃음과 공포를 동시에 선사해야 하는 꿈 장면에 등장할 인물로 공옥진 여사보다 어울리는 배우는 없었던 것. 문제는 평생 춤밖에 모르고 사신 공옥진 여사께 어떻게 영화 출연 승낙을 받아내는가 하는 것이었다. 결국 프로듀서가 전남 영광까지 수 차례 내려가 삼고초려 끝에 출연 승낙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실제 영화 촬영에 앞서 중달 방에 걸린 사진 속 모습의 촬영이 있던 날, 사진작가의 요청에 따라 단숨에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연출해내는 공옥진 여사의 에너제틱한 모습은 놀라울 정도였다고. 또한 남해에서 있었던 중달의 꿈 장면 촬영 날, 비까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물 속으로 뿅하고 사라지는 효과를 위해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와이어 액션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모습은 함께 연기한 주현을 비롯 모든 스탭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더욱이 현장에서 언제나 무게를 잃지 않았던 주현도 이날만큼은 공옥진 여사에게 시종 애교와 익살 섞인 찬사로 응대해 스텝진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동생과 일생 일대의 갈등에 처한 중달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마침내 동생과 화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이 의미심장한 꿈 장면은 공옥진 여사의 기대 이상의 활약 덕분에 공포와 웃음, 그리고 감동까지 한꺼번에 선사하는 영화 속 명장면으로 남을 수 있었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전설적인 춤의 대가 공옥진 여사의 이색적인 연기는 영화가 개봉하는 3월 19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


2004.2.2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