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에 열리는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세 감독의 작품이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 제작발표회를 열고 작품 소개 및 제작계획을 설명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국제영화제가 1회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특별프로젝트로 3명의 감독이 참여해 각 30분 분량의 디지털 단편영화를 제작한 뒤 하나로 묶어 상영한다. 지난 4회까지 박광수, 문승옥, 박기용, 장위엔, 존 아캄프라, 지아장커, 차이밍량, 왕 샤오수와이 등 총 12명의 감독이 참여한 바 있다.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는, 2003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살인의 추억>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한국의 봉준호 감독,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소무> <임소요> 등을 촬영하고 자신의 세 번째 영화 <명일천애>로 2003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중국의 유릭와이 감독 그리고 영화 <미친 가족>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일본의 이시이 소고 감독이 참여한다.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디지털 영화 <모자이크 다큐멘터리 : 인간 조혁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인간 조혁래라는 한 인물의 5년 간의(2000-2004) 기록을 담은 이야기로 결혼식 비디오, 은행 CCTV, 지하철 CCTV 등에 포착된 파편적인 그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봉준호 감독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이상하고 뻔뻔스러운 유모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고 꼭 해 보고 싶었다"며 "<살인의 추억>이 실제사건을 드라마로 픽션화했다면 <인간 조혁래>는 실제사건이 아닌 것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실제이야기로 보여지게끔 하는 영화로 <살인의 추억>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다"며 소개했다. 이어 "인간 조혁래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 불황의 히스테릭한 면을 보여주고 한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중국의 유릭와이 감독의 [Dance me to the End of love]은 미래의 댄스홀을 배경으로 고아이자 선천적 농아인 kinn과 불법 몽고 이민자 lanlan의 사랑을 그린 영화. 유릭와이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전작 <명일천하>에서 시도한 '현실의 가상화'를 찾는 영화적 시도를 계속하여 보여주고자 한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 일본의 이시이 소고 감독의 <경심 鏡心>(가제)는 혼수상태에서 기적처럼 깨어난 한 여배우의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시이 소고 감독은 "디지털 작업은 이번이 첫 번째 도전이라 할 수 있는데 DVD 홈비디오로 만들려고 한다"며 "앞의 두 감독과 같이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관계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영화에 대해 "한 여배우 마음 속의 전라(나체)같은 것"이라며 소개했다. 세 감독이 연출하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내년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리는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기간 중에 상영된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내년 전주국제영화제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작품의 컬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2개월 앞당겨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됐다"라며 "전주국제영화제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관여해 제작 뿐 아니라 배급까지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은희 프로그래머는 "디지털 매체를 통해 영화 그 자체에 대한 심도 있는 탐색을 세 명의 감독을 통해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라며 소개하고 정수와 프로그래머는 "어느 감독이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 감독이 하나의 작품으로 만난다는 자체가 중요하며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서 세 명의 감독이 한 곳에 모였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감독 유릭와이, 봉준호, 이시이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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