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멜로 영화 <밀애>는 키스씬 자체도 파격적이다.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다. 혀를 교환하는 프렌치키스는 물론 감각적인 키스의 대명사라 불리는 일명 '입술을 깨무는 키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우선시 하던 기존 소프트 멜로영화의 키스씬과는 확연하게 구분되어지는 지점이다. 격정멜로라는 쟝르명답게 일반적인 키스의 도를 넘어선, 가슴속 깊은곳에서부터 전해지는 격정적인 감정을 담은 키스씬이다. 영화 <밀애>는 변영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생에 꼭 한번뿐일 은밀하면서도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탄탄한 드라마와 열정적인 남녀 캐릭터로 이전 멜로영화들과 그 표현방법에 차별화를 선언한 본격 성인 격정멜로 영화라 할 수 있다.

이번 키스씬은 김윤진과 이종원의 데뷔이래 가장 진한 키스씬이기도 했다. 물론 김윤진은 데뷔작 <쉬리>에서 수족관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키스씬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밀애>의 키스씬과는 그 농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전작의 키스가 서정적이었다면 이번 <밀애>의 키스는 격정적이다 못해 그 리얼함이 파격적이다. 혀가 오고 가는 것은 기본이요, '키스의 3단계'를 통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씬에 동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적시게 만들고 있다. 키스의 3단계란? 첫 번째 단계 :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다 - 두 번째 단계 : 서로 눈빛이 통하다 - 그리고 마지막 단계 : 입술과 입술이 맞닿아 혀를 교환하고 허리가 젖어지다. 게다가 장소마저도 위험한 사랑의 장소로 손꼽히는 좁은 차안. 바람에 흐트러진 '미흔'의 촉촉한 머릿결이 불러일으키는 욕망,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을 포함한 은근한 눈빛 교환, 허벅지가 드러나는 도발적인 빨간 원피스를 입은 그녀, 좁은 공간에 나란히 앉아있는 두 사람의 숨소리 등은...영화속 두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위험하고 격정적인가에 대해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날 촬영지인 남해에서 폭풍 '루사'가 한창 활동중이어서 촬영이 도저히 불가능했다는 것. 비바람이 치고 바람이 너무 강해 전신주가 넘어지는 등 촬영장비를 외부에 셋팅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변영주 감독은 애초 시나리오상에서의 맑은 날씨라는 설정을 바꾸어 오히려 이런 위험한 날씨에 벌이는 두 남녀의 위험한 키스씬 촬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50여명의 스텝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세찬 폭풍우 속을 뚫고 무사히 키스씬을 마쳤다. 촬영이 모두 끝난후 스텝들은 평생 이렇게 위험한 키스씬 경험은 난생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

이런 긴박한 상황을 파악한 김윤진, 이종원은 본 촬영이 들어가기건 리허설 과정에서부터 실제 키스씬을 연기하는 등 스텝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촬영을 마쳤다. 이번 컷은 극중 처음으로 두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며 몸안에 일어나는 욕망을 키스로 교환하고 처음 섹스를 가지는 전희단계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씬이었다. 실제로 그들은 키스씬 연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감독의 "컷"소리를 듣지 못해 장장 5분여가 넘는 동안 키스를 멈추지 않기도 했다.

또한 영화 <밀애>는 10월말에 개막되는 제 15회 동경국제영화제에 공식초청되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쉬리>이후 일본에서 단독 사진집을 발간하는 등 일본현지에서 김윤진의 인기가 높아가는 것과 동시에 변영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에 호의적인 일본의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격정멜로 <밀애>는 지난 8월말 3달여간의 남해로케이션 촬영을 모두 마치고, 현재 11월 초 개봉을 목표로 한창 후반작업중에 있다. [밀애]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