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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고괴담4:목소리>는 알 수 없는 의문의 목소리에 죽음을 당한 뒤 귀신이 되어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도는 여고생 영언(김옥빈 분)과 죽은 영언의 목소리를 유일하게 듣는 단짝 친구 선민(서지혜 분)가
영언의 죽음과 알 수 없는 의문의 낯선 목소리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공포와 그 이면에 숨겨진
비밀에 맞닥뜨리면서 겪는 심리적 혼란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동안 전편들이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왕따와 입시경쟁, 억압적인 교육 현실, 사춘기 소녀들 관계, 학교
괴담 등 '학교의 현실과 그 안의 공포'를 다뤘다면 4편은 죽은 자의 '목소리'라는 소재를 통해 사춘기
여고생들이 지닌 정체성과 존재감에 대한 불안을 공포로 형상화한다. 여고생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사제지간의
사랑이야기가 이야기 골격인 것을 볼 때 2편과 흡사하지만 귀신인 영언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고
원혼의 복수나 저주가 아닌 귀신이 겪는 두려움과 공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누군가에게 애착을 강하게
가지면 귀신도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상대에게 잊혀지면 점점 사라지게 되고 결국 보이지도 들이지도
않는다'라는 설정과 선과 악으로 나누어진 이중인격의 귀신 캐릭터는 나름대로 참신하며 영상미도 뛰어나다.
하지만 '목소리'에 슬픔과 기쁨,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싣지 못하고 말아 '소리의 공포'의 전염과 강도는
약하다. 또, 캐릭터간의 갈등과 관계는 미약하며 이야기는 전개의 속도감도 떨어져 후반부로 갈수록 이완되며
늘어진다. 신인 배우들의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에 불구하고 별 특징 없는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는 감정이입과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극중 학교 옥상 위에서 담배 피는 신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워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 한다.
<여고괴담4:목소리>는 시네마서비스 배급을 통해 오는 7월 15일 개봉한다.
2005.6.2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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