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휴가
 


2007, 휴먼 드라마, 125분
12세 관람가

제 작 : 기획시대
제 작 : 유인택 l 프로듀서 : 이수남
감 독 : 김지훈
원 작 : 박상연 l 각 본 : 나 현
촬 영 : 이두만 l 조 명 : 강성훈
미 술 : 박일현 l 편 집 : 왕성익
음 악 : 김성현 l 동시녹음 : 임동석
제공/배급 : CJ엔터테인먼트 ...more

2007년 7월 25일(수) 개봉
홈페이지 rememberu518.co.kr

 

출 연
강민우 :: 김상경
박흥수 :: 안성기
박신애 :: 이요원
강진우 :: 이준기
인봉 :: 박철민
용대 :: 박원상
김신부 :: 송재호
나주댁 :: 나문희
정선생 :: 손병호

= 영화리뷰 =


5·18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다.

 

한국 근대사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남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는 택시운전사, 간호사, 고등학생, 선생님, 신부님 등 평범하기 그지없는 광주의 시민들이 역사의 광풍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칼을 들어야만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사실적이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이전의 5·18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커다란 사건 속의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진압군 vs 시민군의 이분법이 아닌, 그 사건의 주인공이었고 중심에 서 있었던 ’시민군’의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또 "‘사건’이 아닌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감독의 말처럼, 정치적인 접근보다는 진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들 역시 우리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고 단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총칼을 들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멀리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에게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이야기로 느끼게끔 한다. 또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과 계획적이고 잔인하고 무차별한 학살 속에서 목숨을 잃어간 시민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생생하고 치열하게 담아냄으로써 당시의 참혹함을 전달하며 울분을 터트리게 한다. 또한 참혹한 상황과 희망과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의 대비를 통해 찡한 페이소스를 전달한다. 27년이 지난 현재, 5·18이란 역사적 사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간 이야기이며 어쩌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5·18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며 우리의 현재 모습을 뒤돌아보게 해주는 의미 있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영화적으로는 너무 무난한 편이라 아쉬운 부분은 없지 않지만 완벽에 가까운 시대재현과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이 이를 보완해준다. 박철민 특유의 코믹연기가 조금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짐짓 무거울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띄우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애국가와 동시에 가해진 공수부대의 집단발포와 학살 장면은 긴 충격을 남긴다. “지금 시내로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일어나서 계엄군과 끝까지 싸웁시다.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광주를 지키고야 말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제발 우리는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신애와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라는 민우의 울부짖음이 가슴 깊이 메아리친다. 영화 곳곳에 광주학생의 주범인 전두환과 미군의 묵인, 언론의 왜곡 보도 등이 거론되긴 하지만 '사건'이 아닌 '사람'을 다룬 탓에 좀 더 과감하게 접근하지는 못한다. 한편 제목 '화려한 휴가'는 5·18 당시 시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공수부대의 후안무치한 작전명에서 따왔다.

다만 꿈이길 바랐던 1980년의 그날, 잊혀져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

2007.7.0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