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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은 총 제작비 9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국내 최초 활 액션, 전국 일주를 방불케 한 대규모 로케이션, 국내에서 촬영된 영화 중 최다 말 등장 등 올 여름 블록버스터 최강의 볼거리를 자랑한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활 액션이다. 활 액션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첨단 장비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펜텀 플렉스' 고속 카메라와 두 개의 프로펠러로 작동되는 '프로펠러 와이어 캠' 등이 시속 300km로 날아가는 활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 외에도 남이와 쥬신타 일행이 직접 절벽을 뛰어넘고, 호랑이에게 습격을 당하는 등 한국영화는 물론 외화에서도 본 적 없는 참신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종병기 활>은 실제 활을 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던 탓에 야외 촬영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해 가급적 개발이 많이 안 된 곳을 찾아야만 했다. 촬영 장소 헌팅을 위해 3개월 간 7대의 차량이 16만km 이상을 달렸을 정도. 실제 촬영 역시 서울 아차산부터 전라도 완주까지 국토대장정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이 이어졌고, 이렇게 넉 달 동안 이동한 거리만도 10,000km에 육박한다. 엔딩을 장식하는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곳으로 촬영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태안군청, 국토해양부, 문화재청, 지역 환경단체와의 협의 끝에 인상적인 엔딩 화면을 담을 수 있었고, 문경새재 제 1관문 역시 촬영이 불가한 곳이었으나, 문화재청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촬영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최종병기 활>의 막강한 비주얼을 완성 지은 것은 말이다. 기마민족인 청군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국내에서 촬영된 영화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말이 동원됐다. 그 수는 한 회 최다 80필, 총합 400필에 달한다. 그저 달리기만 해도 시선을 압도하는 스펙터클한 화면이 완성되었다. <최종병기 활>은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규모와 비주얼로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할 것이다.

배우와 스탭 할 것 없이 '자동 다이어트'가 됐을 만큼 유난히 고생스러웠던 <최종병기 활>의 현장. 본 촬영은 물론, 촬영 전부터 이어진 배우들의 훈련까지도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했다. 활 액션을 다룬 영화인만큼 배우들은 연기력 못지 않게 능숙한 활 솜씨를 갖춰야 했다. 요령이 없으면 역도 선수도 활 시위를 당길 수 없다는 국궁에 익숙해지기 위해 배우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대한궁술원의 장영민 궁술접장과 함께 합숙 훈련을 감행했고, 피나는 노력 끝에 능숙하게 활을 겨누게 되었다. 특히 박해일은 타고난 눈썰미와 운동신경을 발휘해 궁술접장이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 겁이 많은 문채원은 처음 승마에 도전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끝까지 훈련을 소화하며 무장의 딸다운 당찬 모습을 선보였다. 촬영장에서는 실제 촉이 달린 화살을 사용한 탓에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활을 쏘는 배우들 사이에서는 '화살 날아갑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배우들이 그 말을 하면 주변에 있던 스탭들이 홍해가 갈라지듯 순식간에 비켜서는 진풍경이 보여지기도 했다.

또한 수 백 필의 말과 함께 촬영을 했던 탓에 말로 인한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배우들 모두 가벼운 낙마 사고가 있었던 것은 물론 이고, 청군이 조선인들을 '사냥'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갑자기 흥분한 말 때문에 액션 배우가 실제로 밧줄에 목이 걸린 채 말에게 끌려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영화의 백미인 절벽씬을 찍을 때에는 낙석 때문에 가슴 졸여야 했다. 박해일 쪽으로 떨어지던 돌을 무술팀이 발로 막아내다 부상을 입기도 하고, 류승룡이 서 있던 자리로 사람 머리만한 돌이 떨어지기도 했으며, 카메라 바로 앞에 40cm 정도의 돌이 떨어져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추운 겨울에 촬영이 시작된 탓에 유난히 혹독했던 지난 겨울의 추위와도 전쟁을 치뤄야 했고, 니루 역을 맡은 배우들은 한 겨울 차가운 계곡을 몇 차례 왔다갔다하는 등 4개월 내내 한계를 시험하는 촬영의 연속이었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완성된 <최종병기 활>만의 액션은 힘들었던 만큼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액션 사극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이게 될 것이다.

김한민 감독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국내 최초로 활 액션을 소재로 한 만큼 활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액션을 표현하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숙제였다.

<최종병기 활>을 통해 부활한 활의 가장 큰 특징은 역동적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각종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가만히 서서 과녁을 향해 쏘는 정적인 활을 보여줬지만, <최종병기 활>은 고구려 벽화 등에서 볼 수 있는 기마사법에서 비롯된 역동적인 모습을 포착했다. 활의 형태 역시 철저한 고증과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조, 두 가지 방법에 따라 이 영화만의 색깔이 넘치는 활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활의 색을 달리하거나 가죽을 씌우고, 메시지를 새겨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개성을 살렸다.

고증을 중시 했던 것은 의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료가 풍부한 조선은 물론 청나라 군사들의 의상까지도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중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참고하여 디자인 하였고, 청나라 고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중국 소쩌우에서 특별 제작 및 공수해왔다. 그 중에서도 왕자 도르곤과 쥬신타의 의상에는 갑옷에 수를 놓은 비단이나 모피 등이 더해져 화려함과 카리스마가 어우러진 독특한 전투복을 선보인다. 류승룡을 필두로 청나라 정예부대(니루) 역을 맡은 배우들은 과감하게 변발을 시도해 영화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세트 역시 만만치 않은 디테일을 자랑한다. 서군이 남이에게 자인과의 혼인 허락을 구하는 청루는 바닥에 큰 벚나무 그림을 그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청나라에서 탈출에 성공한 자인과 서군이 몸을 피하는 오두막은 실제 산 속에 있던 성황당을 개조한 곳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미술팀이 가장 큰 공을 들였던 장소인 도르곤의 막사는 청나라의 현신이라 할 수 있는 몽고족의 원형 천막을 그대로 본 따 만들었으며 실내에는 의자와 비단 등 화려한 소품을 더해 청나라 왕자의 공간다운 화려함을 살렸다. 철저한 고증과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디테일들은 영화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