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도 좋아 Too Young To Die
 


2002, 디지털 35mm 키네코, 로맨틱 코미디, 67분, 18세 관람가

제 작 : 메이필름㈜
기 획 : 박제현, 김민기, 박진표
감 독 : 박진표 l 각 본 : 이수미
촬 영 : 정용우 l 조 명 : 전병호
편 집 : 문인대 l 음 악 : 박기헌
조감독 : 박철우, 이상현
배 급 : 청어람㈜ ...more

2002년 12월 6일(금) 개봉
홈페이지 www.ijoajoa.co.kr

제55회 깐느영화제 ‘비평가 주간’ 부문 초청(2002)


 

주 연
할아버지 박치규
할머니 이순예

제55회 깐느영화제
‘비평가 주간’ 부문 초청(2002)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NEW CURRENTS> ...more


= 프로덕션 노트 에피소드 =

- 70대 커플의 사랑 만들기... <죽어도 좋아>

1. 반짝이는 냉장고, 신형 선풍기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 작은 소품들도 그들처럼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

 

<죽어도 좋아>는 소품 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영화이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들의 삶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면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냐는 오인까지 낳게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모든 자연스러움은 스탭들의 피와 땀이 어린 결과이다. 할아버지도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 분이시고 할머니와 새 살림을 차리셨는데 어찌 좋은 물건을 사고 싶지 않으셨을까? 역시나 막상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보니 전부 너무나 좋은 물건들 뿐이었다. 그래서 스탭들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크고, 작은 소품들을 구하느라 그때부터 무척 고생이었다.

요즘 누가 석유 난로를 쓰겠으며, 고무 다라이에서 목욕을 하겠는가.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는 점은 영화촬영이 끝난 후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 고무 다라이를 치우지 않고 거기서 두 분이 목욕을 하신다고 한다. 아마도 촬영 때 즐거웠던 기억을 잊지 못하시기 때문이 아닐까? 원래는 그 자리에 고급 세탁기가 놓여있었다고 하던데…^^


2. 행복은 누가 가져다 주지 않어!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맨날 그 생각만 해.
- 행복한 일흔, 이순예 할머니

 

박진표 감독은 과연 노인들도 사랑에 대해서 젊은이들처럼 설레임과 열정을 가지고 있을까, 젊음이 다 식어버린 그들에게도 그런 감정이 남아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인천방송 특집 다큐멘터리'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중 성동구 복지관 노인 경로잔치에서 박치규, 이순예 커플을 처음 만났다. 그때 무대 위에서 수 많은 노인에게 이순예 할머니가 하는 말을 듣고 박진표 감독은 한 눈에 반해 버렸다. 그리고 감독은 노래자랑 경품인 '아이스박스'를 들고 버스를 타러 가는 그들을 집에 모셔다 드리면서 영화에 출연하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 결심이 쉬울 리 없었고, 5시간의 긴 설득 끝에 처음에는 쑥쓰러워 했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마침내 제의를 받아 들이셨다고 한다.

우선은 20시간의 다큐로 시작했고, 이것은 다시 67분의 한편의 영화로 탄생하였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이순예, 박치규 커플이 그들의 사랑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셨고, 널리 알리고 싶어 하셨기 때문이다.


3. step by step 하루에 한 컷씩! 영화도 실제 삶처럼 그렇게 천천히…

 

박치규, 이순예 커플은 마음만큼은 누구 못지 않은 청춘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장시간의 촬영을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을 가지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 한 컷 찍기가 버겁기 일쑤였고, 더욱이 편집 시 생길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영화 속에서는 쓰이지 않았던 클로즈 업도 계속해서 찍어야 했기 때문에 매일 매일 촬영을 해도 2달간의 긴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촬영 회차만 따지만 어떤 블록버스터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

영화촬영이 처음인건 물론이고 카메라 앞에 서 본 횟수가 평생을 통틀어 몇 번 되지 않았던 두 분이 다음 컷이 무엇이고 연결은 어떻게 해야지 하는 그런 식의 계산을 갖고 찍으셨겠는가? 그 분들은 영화를 찍는 순간 역시 자신들의 삶을 살고 계셨다. 장기간의 촬영 동안 감독은 거의 두 부부의 아들이, 다른 스탭들 모두 한 식구가 되어 있었다.


4. 어떠한 꾸밈의 몸짓도 그들의 사랑을 왜곡하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예민한 장면일 수 있었던 베드씬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느 정도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질 무렵 촬영하였다. 방안에 부감과 정면 이렇게 2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니터는 방문 바깥에 설치하고 촬영했다.

박진표 감독은 처음 베드씬을 찍겠다고 결심했을 때 만약 두 분이 뽀뽀만 한다면 그렇게, 아니면 아닌 그대로 내보내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만약 이 베드씬이 7분이 아니라 20분이었다면 그만큼 런닝 타임이 늘어났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감독의 의도대로 이 장면에는 장면을 미화시키기 위한 어떤 장치도 쓰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 흔한 편집도 없으며 음악마저도 배제했다. 이것은 만약 그렇게 무엇인가 덧 입히고 꾸미기 시작하면 왠지 그들의 사랑이 훼손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분이 진솔하면서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이 장면을 문밖에서 모니터로 지켜보던 박진표 감독과 스탭들은 밀려오는 슬픔과 감동으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5. 영화 OST 전격 출시!! -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 탄생한 '청춘가'

 

영화촬영이 끝나고 지인의 소개로 M&F의 조성우 음악감독을 만나게 되었고 영화를 본 조성우씨가 "낯설다. 세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영화"라고 감상평을 이야기했다. 이때, 후반작업과 함께 영화음악 작업을 해야 했던 박진표감독은 조성우씨에게 음악작업을 조심스럽게 의뢰했고 조성우씨는 함께 작업하고 있던 M&F의 박기헌씨를 소개해주었다. 음악작업을 진행하던 중, 박진표 감독이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굵은 저음의 래퍼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영화에도 저런 저음의 랩음악을 넣어보는건 어떨까?'하고 제의를 했고 박기헌씨는 바로 청춘가를 영어가사로 개사한 'Too Young to Die'를 완성했다.

"My sweet heart…"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현재 데뷔앨범을 준비중인 신예그룹 MK-Sin da Python from Elyzium이 불렀으며 OST 음반이 영화개봉과 발맞추어 전격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