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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과 효율성에 따라 변해버린 농업 시스템은 농부와 씨앗의 시간마저 빠르게 돌려 놓았다. 하지만 영화는 종자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화된 씨앗이 아니라 오랜 시간 농부들이 지켜온 '토종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카메라는 수십 년간 자신의 씨앗을 받고 심어온 윤규상, 장귀덕 두 농부의 작업을 따라가며 일 년 안에 중첩된 긴 시간을 바라본다. 느리지만 성실하고, 수고스럽지만 다정한 노동의 가치 그리고 그들이 지켜온 특별한 씨앗을 찾아 다시 순환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함께 담았다.

<씨앗의 시간>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토종 씨앗과, 토종 씨앗을 오랜 시간 지켜온 농부들, 그리고 그들이 지켜온 특별한 씨앗을 찾아 다시 순환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함께 담은 영화다. 제 20 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을 수상, 심사위원들로부터 “농부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이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활력 넘치는 리듬을 섬세하게 카메라의 시선에 담아내며, 사라져가는 느림 삶의 귀중함과 고된 노동의 숭고함에 시적인 예의를 표한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설수안 감독은 씨앗을 심고, 싹이 나고, 열매를 맺어 다시 씨앗을 거두는 일 년의 절기를 윤규상, 장귀덕 두 농부의 곁에서 세심하게 담아낸다. 또 두 농부가 지켜온 토종 씨앗을 찾아서 나눔 활동을 하는 토종 씨드림의 농부들,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내며 씨앗의 시간과 농부의 노동에 애정과 존중을 표한다. 관객들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시침과 분침으로 나누어진 시간이 아닌 쑥국새가 울면 쑥이 나고, 아까시꽃이 피면 깨를 심는 자연의 시간이 담긴 작품을 통해 소중한 자연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수안 감독은 “당연한 줄 알았던 씨앗을 받고 심는 과정이 현재의 농업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씨앗을 찾으러 다니는 분들을 만나 함께 다니며, 씨앗이 없어지는 것은 그 맛과 냄새, 그것을 인지했던 우리의 감각이 함께 획일화되는 일이며 씨앗을 정리해 보관하고 심어왔던 어르신들의 삶의 모습도 사라지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점점 저의 관심은 우리와 다른 것에 가치를 두는 듯한 어르신들의 삶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주변 생명들의 삶과 연결된 행위였던 그들의 노동과 삶의 리듬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라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점령한 우리의 농업과 먹거리 시스템 속, 우리 삶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 <씨앗의 시간>은 11월 20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택에 거주하는 농부, 윤규상

“흙이 풀리면 고르고, 씨앗이 있으니께 심는거지”

화순에 거주하는 농부, 장귀덕

“돔부는 여기저기 많이 숭궈 어찌 될 지 몰릉께”

토종 씨앗을 다시 순환시키려는 사람들, 토종씨드림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영화 <씨앗의 시간>(Time of Seeds)은 땅에 가까워진 몸으로 농사를 짓는 늙은 농부들, 이들에게서 받은 토종 씨앗을 심는 젊은 농부들, 그리고 제비콩과 호박씨, 얼었다 녹는 땅의 풍경을 카메라로 가만히 담아내며 사계절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현대인들을 농부들의 시간 24절기로 끌고 가는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윤규상, 장귀덕 두 농부는 수십 년간 자신의 씨앗을 심고 거두며 우리의 '토종 씨앗'을 지켜왔다. 설수안 감독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씨앗들에 대한 이야기를 두 농부의 곁에서 촘촘히 담아내 호평받았다.

STAFF

제작 : 토란웍스
배급 : 필름다빈

감독 : 설수안

CAST

감 독 : 설수안

씨앗을 다루는 과정은 관행농에서는 사라졌다. 토종씨앗을 지켜온 것은 특별한 사명감도, 지식도 아닌, 그날 그날의 노동에 충실해온 삶의 태도이자 그들의 손이다. ‘생산성’이라는 미명하에 경시되어온 삶의 노동을 담고 싶었다. 논리적 설득보다는 그 삶의 리듬에 잠시나마 동화됨으로써 씨앗과 함께 잃어버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채식을 시작하며 부딪힌 불편에서 시작한 <불편한 식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공부 차>, <불편>, <씨앗의 이름>, <씨갑시> 등의 단편 다큐멘터리 및 페이지 4 / 7 비디오작품을 만들어 영화제 또는 갤러리에서 상영, 전시했다. <씨앗의 시간>을 구상하며 시작한 텃밭 농사를 6년째 이어오며 (반)자급농을 꿈꾸고 있다. 자연의 일부로 살았던 전일적인 삶의 형태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 잘 공생하는 삶을 작품을 통해 모색중이다. 제도권 다큐멘터리 공부는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에서 했다.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