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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인 민우는 우연히 한 여인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녀의 시체에 손을 댄 순간 사람의 생명이 피부 위에서 사그라지는 걸 느낀 다음날 학창시절 열렬히 사랑했던 옛 애인 재희와 우연히 마주친다. 유부녀가 된 재희는 그에게 아홉 번의 섹스를 제안한다. 그녀와 살을 맞대는 순간 그에게는 잊고 있던 사랑의 열정이 되살아나고...

한편 민우는 새 자취방을 구하는데 왠지 그 방은 과거가 석연치 않다. 옷을 만드는 소녀였다는 전 주인의 심상치 않은 물건들, 그리고 말을 삼가는 부동산업자. 그리고 그 방에서 민우는 재희와 섹스를 하는 순간 소녀의 환상을 경험하는데...서서히 민우를 지배하는 두 여자의 살결. 한 사람은 육체로, 한 사람은 영혼으로 그를 사로잡는다.

감 독 : 이성강 (LEE Sung-gang)

<살결>은 오래 전 한 친지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분은 오랜 동안 아프셨고 계속 같은 곳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신 후에는 그 자리에 누런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장례가 끝난 날 가족들은 그 분의 영혼이라고 여겨지는 하얀 물체를 목격했는데 아주 미세한 먼지의 덩어리가 살아있는 것처럼 집안을 배회하고는 창 밖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것이 정말 영혼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먼지거나 벌레들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혼을 생각한다는 건 망자의 이승에 대한 아쉬움을 보여줍니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거니까...

다시 한번 기회를 얻고자 귀신으로 남아 맴돌거나 아니면,
망자의 바램이 사람들의 자의식과 만나 초현실적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일 겁니다.

애니메이션의 깐느로 불리는 '프랑스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에서 <마리 이야기>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작품성 높은 애니메이션 연출로 철학적 깊이와 작가적 역량을 인정 받고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대표주자.

-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Filmography]

2007년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각본/감독
2005년 극영화 [살결] 감독
2005년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 감독

Animogrphy (단편)
2005년 [별별 이야기-자전거 여행]
2003년 [오늘이]
2000년 [소리의 방]
2000년 [4월 23일의 기록]
1998년 [덤불 속의 재] [낫]
1997년 [우산] [OCEAN] [도둑놈]
1996년 [연인]
1995년 [두개의방] [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