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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노진수 NO Zin-soo

"인간이 가진 양면성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선한 의도로 악한 행동을 하며,
또 악한 의도로 선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 한 여자 가인과 한 남자 도경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의 깊은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아가는 인물로서, 내면의 고통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가인은 억눌린 분노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도경은 억눌린 분노를 '살인'이라는 형태로 분출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아주 다른 듯 닮아있는 두 남녀가 만납니다. 그것도 아주 운명적으로... 서로를 첫 눈에 알아봅니다.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물음에 가 닿으려고 했습니다. 이러한 물음을 통해 인간의 가진 양면성에 주목하고 싶었습니다. 인간의 누구나 한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선(善')과 '악(惡)'은 동전의 양면이며, '성(聖)'과 '속(俗)'도 그러합니다. 누구나 선한 의도로 악한 행동을 하며, 또 악한 의도로 선한 행동을 합니다. 인간의 '선'과 '악', '성'과 '속'은 결코 분리되거나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배제하고는 기술될 수 없습니다. '선' 혹은 '악'이 스스로 자기 완결적인 것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인은 '성(聖)'에 집착합니다. 그만큼 '속(俗)'에 의해 상처를 많이 받은 인물입니다. 그로 인한 죄의식, 내면의 상처들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성'에 대한 집착을 보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구원받기 위해서 도경을 구원하려고 합니다. '속'에 의해 죄를 많이 지은 인간을 새로운 사람으로 이끄는 구원자로 자신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이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즉, 본질적으로 그녀의 '구원'에 대한 갈구는 그녀의 삶의 존재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순간 '구원=선'을 실현하기 위해 '죄=악'을 저지릅니다.

저는 <피해자들>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진 두 인물이 각자 어떤 방식으로 삶을 극복하려 애쓰는가에 주목하려고 했습니다. 단지 과거의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인물들이 상처받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곡된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을 극복하려는 두 인간의 내면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했습니다. 바로 그 곳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찾으려 한 작품입니다.

1970년 대구 출생. 영남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해변으로 가다>(2000), <해적, 디스코왕 되다>(2002) 등의 작품에서 각본을 맡았으며, <하늘을 걷는 소년>(2007)으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제 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았으며, <노르웨이의 숲>(2009)은 제13회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유바리 판타스틱 영화제, 영국 리즈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형 B급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김영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빠가 돌아왔다>(2011)로 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았고, <피해자들>(2014)은 그의 네 번째 작품으로 제 1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 받았다 .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