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의해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사내. 고요 속에 링거액 소리와 물방울 소리가 교차되면서 사내는 혼돈과 공포감에 휩싸인다. 물방울 소리는 하나의 멜로디로 들려오며, 사내를 압박하며 다가오는 것은… (A man lives on a life-supporting medication. The sound of dropping Ringer’s solution and the sound of dropping water intersect, which confuses and terrifies him.)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처럼, 인간의 의지조차 둘러싸인 환경에 의해 정복되어지는 과정을 인간의 오감 중 청각과 관련된 공포로 표현한 영화이다. 죽음의 상태에 직면한 한 남자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링거병에 의존해 목숨을 연장해 가고 있다. 그가 죽는 것은 링거액의 부족이 아니라 링거병의 액이 떨어지는 소리와 물방울 소리와의 혼돈, 그것이 초래하는 공포심에 대한 압박때문이다. 몸안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액체처럼, 두려움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간의 자아까지 점령해버리는 공포심을 표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