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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폰설명서 Tampon Manual


2001 l 13min 40sec l DV l color

감 독 : 성새론

 

- 2002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2002)
- 2001년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단편부문 우수작품상
- 제4회 서울여성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초청작


‘탐폰으로만 쓰라는 법이 있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여성과 레즈비언의 성적 욕망에 대한 즐거운 상상, 또 고정관념에 대한 감독의 유쾌한 도전이다.

‘탐폰 콤마’라는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영상으로 제작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크게 세가지로 탐폰의 사용 용도를 설명한다. 첫째가 생리대로써의 용도, 두 번째가 마스터베이션을 위한 도구, 세 번째가 레즈비언의 섹스도구로서의 사용법이다.


탐폰은 탐폰이면서 탐폰이 아니다?

'탐폰이 탐폰 이외의 용도로 쓰일 수는 없을까?'
다소 엉뚱한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 <탐폰설명서>는 여성과 레즈비언의 성적 욕망에 대한 유쾌한 상상인 동시에 고정관념에 얽매어 있는 성 정체성에 대한 발칙한 도전이다.

<탐폰설명서>는 제목 그대로 '탐폰콤마'라는 제품의 사용 방법을 설명해준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영화에서 탐폰은 원래의 용도인 생리대로서 뿐만 아니라 마스터베이션 기구로서, 그리고 레즈비언들의 섹스 도구로서 사용된다. '기존의 마스터베이션 기구보다 청결하고, 확실한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며 진지하게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나레이터, 그 설명과 함께 시연 되는 여러 가지 탐폰의 쓰임새는 참신하고 귀여운 화면과 어우러져 폭소를 자아낸다. 각 장 사이사이 등장하는 탐폰 소녀들의 엽기 발랄한 노래와 율동 또한 영화에 재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가슴속 후련한 통쾌함을 전해주는 까닭은 묵직한 주제를 한바탕 퍼포먼스 안에 보기 좋게 버무려 냈기 때문이다.

영화는 여성 마스터베이션을 노골적으로 까발리고 레즈비언들의 섹스를 '뻔뻔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뻔뻔함으로 그 동안 감추고 숨겨야 한다고 여겨졌던 여성의 성적 욕망이 이제는 당당히 밝혀져야 하며, 여성은 주체적으로 성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레즈비언이세요?"라는 질문에 "전 처녀인데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라고 대답하는 여성들을 "동문서답 하고있다" "누가 물어 봤나?"라며 비아냥대는 탐폰 소녀들의 노래는 이러한 주제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하나의 매개다.

여성의 성에 관한 대담한 발언을 '사용설명서'라는 포맷 안에 깜찍하게 포장한 이 <탐폰설명서>는 이제껏 절대적 기준이라 여겨졌던 성의 이분법적 구도에 대한 비판과 감추어졌던 여성들의 성욕을 솜씨 있게 재단한 청량한 영화다. (2002.4.9)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조영주


<탐폰 설명서>를 보는 이들은 내내 웃음을 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가득한 영화는 아니다. <성새론> 감독은 영화라기 보다는 뮤직비디오 혹은 제품설명서의 느낌이 가득한 이 영화를 여성감독이였기에 표현 가능했던 아기자기함과 귀여움 및 아름다운 색채를 한껏 담아내고 있다. 또한, 생산의 기능인 일반 생리대로서의 용도외에 쾌락의 상징인 마스터베이션, 레즈비언 섹스라는 취향으로의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각 장에서의 화면 구성형식과 영화 전반의 흐름을 이끌어주는 음악으로 인해 디지털이라는 매체와 단편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변은혜



<탐폰설명서> 성새론 감독와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 앞으로 나온 성새론 감독은 앳된 얼굴에 수줍음을 가득 담고 있었다. 자신의 영화에 시종 웃음으로 호응해주었던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건넨 그녀는 20여분동안 그들과 솔직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www.tamponcomma.com에 접속하면 영화에서 보았던 매뉴얼을 받아볼 수 있나? - 도메인은 등록해 놓은 상태지만 아직 사이트 개설은 하지 않았다. 조만간 오픈 할 예정이다.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 내가 레즈비언이기 때문인지 여성과 레즈비언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던 차에, 탐폰이 그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캐스팅은 어떻게 했나? - 극중 인물의 절반은 주변 사람들을 기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원이 부족해서 결국 나도 출연했다. (웃음)

1장에서 탐폰 사용법을 '흡입'이 아닌 '삽입'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는데, 주체를 손으로 보았기 때문인가? - '삽입'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여성에게 왠지 모를 불쾌감을 주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조금 뻔뻔하게 만들고 싶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영화 전반에 분홍과 하늘색이 자주 사용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분홍은 두 가지 의도에서 사용했는데 첫째, 분홍이 퀴어의 색이기 때문이고 둘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이기 때문이다.(웃음) 그러나 하늘색은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다.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빈번히 노출된 것 같다.

일반적 극형식이 아닌 광고형식으로 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영화는 극형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재가 탐폰이었기 때문에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

영화가 탐폰을 사용하라는 권유로 들리는데 이러한 용도로 직접 사용해 본 것인가? - 1장에 대해서는…(웃음) 편하고 좋았다. 착용감도 그렇고 생활하는데 매우 편리했다. 2장 역시…(웃음) 권장해주고 싶다. 한번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3장은 상상의 산물이다. 아직 만들어보거나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홈페이지가 구축되면 만들어서 시판해볼까 생각중이다. (웃음)

차기작은 준비중인가? 앞으로 계속해서 이러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인가? - 아직은 이러한 주제, 즉 여성의 성 정체성과 여성 퀴어에 대해 할말이 많다. 때문에 당분간은 이러한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 것이다. 구상중인 영화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작업에 들어간 것은 없다. (2002.4.9)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조영주



대담한 발언을 '제품설명서'의 포맷으로 깜찍하게 포장한 이 영화는 짝 뜯어 붙여쓰는 생리대 대신으로, 마스터베이션의 차세대 도구로 그리고 딜도의 간편한 대용품으로 이 탐폰 제품 한번 써보시라고 대놓고 권유하고 있다. 은밀하게 치부되었던 여자들의 물건 이야기는 점층적으로 수위가 높아지고 정말 여자들만(!)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꽃분홍 만발의 화면과 대담한 구성, 볼때기 빨간 탐폰 소녀들의 폭소만발 간막쇼가 어우러진 근래 보기 드문 키치의 발랄함 때문일 것이다.




 

감 독 - 성새론 Seong Saeron

[프로필]
2002년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한 성새론 감독의 첫 작품은 <작은상실>. 현재 사이더스에서 연출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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