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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버스 종점 옆에서 살던 나는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 4정거장씩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다.
매일 같은 정류장에서 습관처럼 버스를 타고 내리면서 우리 집과 반대편에 있는 또 하나의 종점에
대해 궁금해했었다. 그 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그 곳은 어린 나에겐 세계의 끝이었고, 미지의
아마존 강이었다.
도시 안에는 점이 있다. 학교에서 집. 회사에서 동네 슈퍼마켓. 신촌에서는 술을 마시고 종로에서는
영화를 보다가 청량리에서는 길을 떠난다. 언제부턴가 나이를 먹으면서, 버스 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들이 점점 의미를 잃어 간다. 비슷비슷한 빌딩들. 높기만 한 고가. 빽빽한 자동차들. 체념에
빠진 듯한 신호등 몇 개.
그런 익숙한 그림들이 조용히 옆자리에서 흘러가다 보면 난 어느새 스포츠 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내릴 준비를 한다. 이젠 너무 커져서 8절지 도화지로는 다 그릴 수 없을 것 같은 서울이라는
이 도시. 그 안에서 나는 오늘도 점과 점 사이를 직선으로 연결하듯 노선도 위를 맴돈다.
한강변의 노을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Living near the first stop of the bus line, I used
to take the bus for school everyday. While I took and
got off at the bus stop as usual, I wondered about the
last stop of the bus. What would it be like there?The
place felt like the end of the world or the unknown
Amazon River for the young boy.
There are lots of points in the city.From school to
home, office to market.I have a drink in Shin-Chon,
go for a movie in Chong-ro, and leave for somewhere
in Chong-ryang-ri.As time goes by, the scenes out of
the bus window become meaningless. All the same buildings,
high overpasses, crowded cars, resigned signal lights.The
familiar scenes pass by me quietly and I am about to
get off from the bus with a tabloid paper in my hand.
Now, Seoul City has grown too big to put in my sketchbook.In
the city, I repeat moving on the route map again as
if I draw a straight line to connect a point and another.
The glow over Han River looks so beautiful as al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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