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옛날 어느 마을에 어른들이 돼지 잡는 것을 본 아이들이 이를 흉내내 '돼지멱따기' 놀이를 하게 된다. 돼지멱따기 놀이로 인해 한 가족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마을에는 긴급마을회의가 열려 격론 끝에 '육식금지운동'을 벌이게 되는데..

인간 폭력성의 근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이를테면,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 대한 도축, 도살에서 출발하는 육식), 무의식적으로(또는 의식적이기도 한) 행해지는 어른들의 폭력이 아이들에 의해 재생산된다는 사실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돼지 멱따기>는 가장 전형적인 블랙코미디 형식을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른들이 돼지 잡는 것을 본 아이들이 어른들이 돼지 잡을 때 쓰던 칼을 들고 돼지 잡는 것을 흉내내다가 결국 한 아이를 죽이게 되고, 그것이 한 가정의 몰락으로 이어지면서 일어나는 마을 어른들의 즉흥적인 규칙과 규칙 뒤엎기가 주내용이다. 어른들의 행동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행동하는 아이들의 철모르는 행동과 상황 무마식으로 즉흥적으로 내리는 어른들의 결론이 얼마나 우스운 지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인상적인 것은 정강우 감독이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 플래쉬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영화 초반과 후반에 삽입된 것을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