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섬 The Island

▶ 섬, 섬 The Island

2000, DV 6mm, color, 9min.

연 출 : 이인성
촬 영 : 이정인 l 조 명 : 이기철
녹 음 : 장준석 l 미 술 : 조연쳥
음 악 : 원 일

출 연 : 아버지/ 신철진, 아들/ 조준형 , 병장/ 조성덕, 신병/ 신상헌

배 급 : 인디스토리

굵은 비바람이 심상치 않은 아침, 서해의 한 섬으로 가는 부두의 대합실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아버지와 어린 아들, 두 명의 군인, 아버지와 아들은 뜨지 않을 배를 마냥 기다리고, 처음 섬으로 들어가는 신병은 또 배가 안 뜬다니 마음이 놓인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기다림은 계속 된다.

매서운 겨울, 어깨를 짓누르는 더블백을 매고 해뜨기도 전에 그 섬에 들어가는 배를 탔다. 파도 위에 지독한 배멀미로 토악질을 해가며 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진 뒤였다. 그렇게 뱃길로 멀리도 돌아갔다. 하지만 과연, 말로만 듣던 장산곶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제대를 앞둔 어느 날, 섬엔 큰 눈이 왔다. 그날은 산 위의 파견소에 보급품을 주러 올라갔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더욱, 장산곶은 돌 던지면 닿을 듯 가까이에 몸을 낮추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섬이었고, 저기 바다 건너도 섬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먼 시간 배를 타고 돌아가야 할 저 바다 건너 육지의 다른 반쪽도 섬이라는, 배가 있더라도 건널 수 없는 가라앉을 수는 있어도 서로 만날 수는 없는 섬..

내가 던진 돌은 물론, 바다에도 미치지 못하고 떨어졌다. 이 작은 영화가 그때 닿을 수 없었던, 내 마음의 간극만큼만 메웠으면 한다.

감 독 - 이인성 LEE In-sung

[프로필]
- 한양대 영어영문과 졸업
- 한국영화아카데미 15기

[Filmography]
- 1998 < 창 Window > 16mm, 5min.
- 1998 < Happy Birthday > DV 6mm, 13min.
- 2000 <섬, 섬 The Island> 16mm, color, 15min.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