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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허니문 hONEY mOON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결별을 고하는 아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떠나는 어머니,
영란. 아버지의 장례식에 허락 받지 못한 결혼을 하고 허니문 카를 타고 달려온 딸, 서은.
가족들은 어머니와 그녀의 딸 서은, 그리고 서은의 파키스탄인 남자친구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며
멀리한다. 서은 역시 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 듯 하다. 파키스탄인 남자친구는 서은에게
어머니와 동행하자는 제안을 한다. 달갑지 않은 신혼여행(?)을 하게된 서은과 어머니. 허니문카가
국도변에서 고장나 견인되어 가고 이들은 국도에 남는다.
II. 길 La Strada
지나가는 승합차를 얻어탄 세 사람. 차 주인은 세 사람의 행색이 예사롭지 않아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서은과 아지즈의 얘기를 듣게 되는 남자. 공장근로자도 아니고 자기보다도 연봉이 높으며,
나이 어린 한국여자와 결혼한 아지즈가 달갑지만은 않다. 서은 일행은 날이 어둑어둑해져서야 부대
앞 읍내에서 내려 허름한 모텔에서 묵게 된다.
알몸으로 목욕하며 독백하는 어머니를 보며 왠지 모를 서글픔을 느끼게 되는 서은. 옷을 벗고
욕탕에 들어가 어머니와 진한 포옹을 한다.
III. 파주 멤피스Paju, Memphis
동두천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기념관을 운영하는 애인의 집에 도착한 영란, 서은, 그리고 아지즈.
멋진 중년 남자일거라 생각했던 서은은 앞에 나타난 작달막하고 배 나오고 벗겨진 머리를 옆머리로
가린 인상 좋은 아저씨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동갑내기인 아지즈와 엘비스 서, 두 남자의
구애의 노래로 엘비스 기념관의 밤은 깊어만 가고.
허름한 봉고차를 꾸민 허니문 카, 화물칸에 마련된 턴테이블에 엘비스의 LP를 틀고 아버지의
사진을 달아놓는 서은. 둘은 남고 둘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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