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절대적으로 축적하라 : 포르노비디오를 파는 '남부자'는 보이지 않는 '여부자'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통화는 계속 좌절되기에 그는 욕망의 다른 출구를 찾아 다닌다.

제2부 상대적으로 축적하라 : 원조교제를 하는 '여부자'는 교수를 만나기도 하고, 대학생을 만나기도 하면서 후기 자본주의를 활보한다.

제3부 공황 :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공황이 발생한다. 노동력보다 생산력이 많으면 공황이 발생한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축적을 원하지만 축적은 언제나 공황을 원한다.

자본주의는 축적을 원한다. 축적을 위해 자본주의는 인간을 '절대적'으로 포섭한다. 인간의 노동력은 자본이 유통되기 위한 반복적인 도구로 전락하며, 인간의 욕망 역시 자본화되어 매매된다. 결국 욕망이 자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인간의 욕망을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여기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진화하기도 한다. 축적의 속도와 부피를 팽창시키기 위해 기만의 방법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이제는 욕망이 자본이 되며, 자본이 욕망이 된다 - 욕망이 '상대적'으로 포섭되는 지점. 자본이 축적되는 속도와 욕망의 크기는 언제나 비례하며, 사람들은 넘쳐나는 욕망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즐거워한다. 자본이 다양한 욕망처럼 보이는 곳이 바로 후기자본주의이다.

포르노 테이프를 팔거나 고스톱만 치는 건달들, 원조교제 고등학생, 창녀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괴한 장편 극영화. 자본주의적 욕망이 어떻게 변두리 집단에서도 지배 피지배 관계를 재생산하는지를 관찰하는 우화. 어처구니 없는 반복과 적나라한 묘사로 당혹감을 안겨 주지만 경쾌하고도 신랄한, 흥미진진한 실험영화. (부산국제영화제 발췌)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대표 황철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만들어진 9편의 최근 독립장편영화들을 모아 오는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한다.

'제46회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독립장편영화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상영회에는 베를린영화제 영포럼에 초청된 김곡, 김선 감독의 디지털 장편영화 <자본당 선언: 만국의 노동자여, 축적하라>를 비롯하여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인 <아나모픽 ANAMORPHIC>(감독 김병우)와 7팀의 재기발랄한 독립영화 제작집단이 만든 7개의 독립영화 옴니버스 프로젝트 <제국>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임 못 보셨소?>(감독 윤용훈), 사랑의 불바다(감독 공선재), <괜찮아요?>(감독 윤정신), <마지막 자연>(감독 김진무), <시간지문>(감독 원성욱), <피아노 레슨>(감독 신연식) 등 9편 최근 독립장편영화들을 상영한다.

이밖에 상영회 기간 중 3월 20일 오후 7시에는 '독립장편영화 '기획'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마련해 독립장편영화의 '기획'의 역할과 성과 및 한계를 통해 독립장편영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상영회는 오후 1시부터 하루 네 차례 상영되며 인터넷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일정과 상영작 내용은 홈페이지(www.kifv.org)를 참조하면 된다. 관람료 5천원. 기타 문의 02-334-3166

2004.3.1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