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극단적으로 사랑하는 눈먼 아버지, 무당이었던 어머니가 그리운 눈먼 아버지의 딸. 딸에 대한 욕망과 불만(또는 실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 그것을 알게되는 딸. 이제 딸은 연꽃을 통하여 어머니를 불러내고, 이를 파괴하려는 아버지와 청년의 음모. 딸은 아버지의 음모를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야기인 심청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각색,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이다. 자본주의 가부장제에서 현대판 심청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영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됐다. 우선은 그녀가 무당이 되었다는 가정이고, 두 번째는 무당이 되는 과정을 심리적으로 접근했다. 때문에, 무속의 중요한 상징물인 꽃/물/죽음/환생 등이 중요 모티브가 됐으며, 그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스릴러 영화 혹은 호러영화처럼 보이도록 애썼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 든다는 것은 욕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서의 고전을, 그리고 하나의 전범으로서의 고전을 다시 보고, 그 속에서 지금의 우리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위험스럽지만, 도전해 볼 만한 작업이다.

질문 : 심청전을 소재로 왜곡되게 하셨는데 그 이유는?
답 : 저는 무속과 심리 쪽의 일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심청전도 무속의 일종일 수도 있다는 글을 읽고 이걸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무속 극을 만들 생각에 소재 로 심청전이 쓰이게 되었어요.

질문 : 이 영화에서 심청전을 한집에 국한시킨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저는 심리극을 하려면 페쇠된 공간이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거기서의 특징은 심청 이의 방에서 카메라가 돌아가면 처음은 과 돌고 난 뒷부분은 다르게 만들었다는 거죠. 심청이 방에서 심청 이를 찍다가 나중엔 거울 속에서 다른 심청이가 있지요 한 카메라 움직임 속에서요. (제1회 한국영화축제 Q&A)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이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