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과>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수연이 장례를 치르는 가운데 시어머니, 남편의 정부를 통해 정신적인 고통을 노래와 춤이 어울려진 다양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신의 심경은 현대적 리듬이 느껴지는 전통음악을 통해, 남편의 방탕한 생활은 산만한 랩과 현란한 힙합을 통해, 그리고 남편 영전 앞에서 미소년을 향하는 은밀한 욕정은 자극적인 색감과 유혹적인 탱고를 통해 드러내준다. 다소 관객의 시선에 집중하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수연의 감정을 덜 익은 '풋사과'에서 팍삭 익은 '빨간 사과'로 변화하는 수연을 통해 전통적인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여성의 모습을 새로운 장르로 독특한 방식을 이용하여 경쾌하게 만들어 낸 작품이다.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

<사과>의 김민숙 감독은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에 "현실과 판타지의 그 대립에 있어서 다른 영화보다 좀 더 새롭게 판타지를 만들고 싶어서 이 장르를 선택했다"밝히고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반발이 많았다. 특히, 결혼을 하신 분에게 심한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이해시키고자 좀 더 다른 방법이 필요해 뮤지컬을 선택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빨간 사과'를 베어먹은 장면에 대해 "우연의 효과는 아니다. 처음의 파란 풋사과는 그 여자의 아직 성장하지 못한 욕망이나 자의식을 의미하며, 마지막에 빨갛게 녹 익은 사과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단지, 그냥 남편과의 못 다한 섹슈얼리한 이미지뿐 아니라 의식의 성장을 했다는 것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편의 죽음에 대한 판타지는 "뮤지컬이 살풀이춤과 창민요로 여자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것이며 남편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여자의 심정을 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자 점점 변해 가는 모습을 타 장르를 통해 나타냈다"고 밝혔다.

2005.4.14 / 글, 사진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