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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석기 블루스>는 완벽한 변호사 신석기가 어느 날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로 졸지에 추남 국선변호사 신석기(이성재 분)로 몸이 뒤바뀌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로, 보잘 것 없는 추남 국선변호사가 된 속물 근성인 신석기가 주변 사람들과 얽히고 우연찮게 완벽한 신석기를 짝사랑하고 부당 해고된 진영(김현주 분)의 사건을 맡으면서 조금씩 심성의 변화의 과정을 거친 뒤 참다운 삶과 사랑의 의미를 알아간다.

한 남자의 몸이 서로 뒤바뀐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단순하게도 이분법적인 인물 구도와 전형적인 내러티브 구조로 산만하게 진행된다. 이에 추남으로 열연한 이성재의 애쓰는 모습만이 간간이 단편적인 웃음만 줄뿐이다. 특히 극의 가장 중요한 지점인 신석기의 심성이 변해가는 것을 주변 인물들간의 관계 속에서가 아니라 뻔한 로맨스에 기댄 채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다. 그래서 소재 자체에서 기대됐던 현대 사회의 비뚤어진 외모편견에 대한 풍자는 온데간데없다. 또한, 몸이 뒤바뀐 운명의 신석기 캐릭터도 극에 잘 녹아있질 못해 종반 본래의 모습과 결혼의 선택의 기로에 선 신석기에게 감정이입이 되질 않는다. 기대 이하도 이상도 아닌 이성재 추남 연기변신과 색깔없는 김현주의 무미건조한 연기도 극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올해 마지막 영화인 <신석기 블루스>가 관객들에게 얼마만큼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지는 미지수이다.

<령> <연애소설> 등을 만든 팝콘필름이 제작한 <신석기 블루스>는 쇼박스 배급을 통해 오는 12월 30일 개봉된다.

2004.12.2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기대하기 힘든 영화, 신석기블루스

신석기블루스는 작품성이 있는 잘 만든 영화(well made Film)도 아니고, 스케일이 큰 블럭버스터도 아니다. 장르로 승부하는 호러나 SF도, 그렇다고 한바탕 웃고 나오는 코미디도, 가슴찡한 연애이야기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석기블루스는 기대할 만한 이유가 분명한 영화는 아니다.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감동, 식상한 블루스

추남 신석기의 몸에 잘난 신석기의 영혼이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1.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갈등을 거처 2. 주변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삶의 진정성을 깨달으면서 3. 여자의 사랑도 얻고 못생긴 외모에 소박한 삶을 선택하게 된다. 장면의 디테일이나 연출력을 제외하면 스토리라인은 너무나 정직해서 바른생활 교과서를 연상시킨다.

기대하지 않았더니 얻게 된 것들

‘신석기블루스를 통해 한국 코미디영화는 가볍고 유머에만 몰두할 뿐 영상에는 무관심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김도혁감독. 이성재-김현주 커플의 자전거씬 등 멜로에나 나올법한 몇몇 이쁘고 볼만한 장면들이 코미디(?)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그 외에 디테일도 강할 뿐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화면에 몰입하게 하는 연출력도 뛰어나다.

뒤바뀐 운명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

신석기블루스는 왕자와 거지, 아이언마스크 처럼 같은 외모 때문에 뒤바뀐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여기서 관객은 에드워드 왕자의 억울함에 공감하고, 거지 톰의 신분상승을 보며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또한 향락에 빠진 루이왕이 마스크에 갇히고, 필립이 왕으로 뒤바뀌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신석기 블루스는 어떤가.

잘못된 포맷, 영화의 아이러니

다락방21 작가 류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