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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람 보러 갈래요?” 일본의 한 관광가이드 잡지사에서 일하는 ‘이시다’는 한국 출장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 택시가 고장 나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칠 위기에 처한다. 급하게 공항로비를 달려가던 이시다는 공항 서점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 ‘오고니’와 부딪히게 되고, 결국 간발의 차로 비행기를 놓치고 만다. 다음 날 새벽에야 비행기를 타게 된 이시다. 낯선 땅에서의 하룻밤이 불안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니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는 두 남녀의 작은 로맨스!

<눈부신 하루>의 세 작품 중에서 가장 밝고 경쾌한 리듬의 에피소드 <공항남녀>는 하루라는 시간, 공항이란 경계에 놓인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 가 선보이는 작은 로맨스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개인 간의 화해를 통해 풀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광복을 한지 어느새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과거는 청산되지 못했고, 여전히 두 나라 사람들은 서로 넘을 수 없는 벽을 그대로 마음 속에 두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그런 관계를 바라보며 “우린 왜 아직 서로 화해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감독. 결국 서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결론에 이르렀고, 그런 생각이 마지막 에피소드 <공항남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공항이 가지는 중립적 성격이 ‘화해’를 말하기 좋은 곳이라는 판단으로 공간적 배경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설정하고, 그곳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를 통해 진정한 화해를 시도한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공항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는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간단한 말조차 이해시키기 힘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알아듣던 말던 각자의 모국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하루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다른 언어 속에 담긴 진심의 힘은 이상하리만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 갈 수 있게 한다. 감독은 이러한 이야기 설정을 통해 대화의 기본조차 되어있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현재 상황, 그리고 대화는 말이 통하는 것보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믿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는 두 한일 청춘의 작은 로맨스!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공항이란 경계에 놓인 두 한-일 남녀의 로맨틱한 이야기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개인 간의 화해를 통해 풀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본다.

고니 역 _ 이소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영화 <스캔들>, <깃> 등을 통해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배우 이소연은 작년 한해 드라마 <신입사원>, <봄날>, <결혼합시다>, <봄의 왈츠> 등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독립영화 출연 또한 간간히 이어오던 그녀는 이번 <공항남녀>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 때문에 너무나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한다. 독립영화의 제작여건이 힘들어 물리적으로 고생스러운 점도 있지만, 스탭과 배우들간의 친밀한 현장 분위기 때문에 촬영 기간 너무나 즐거웠다는 그녀.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이시다 역 _ 시오다 사다하루

도쿄제과전문학교 졸업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시오다 사다하루. 일본에서 영화와 CF 등에서 조단역으로 활동하던 중 한일농촌교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잠시 한국에 들렀던 경험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그는 얼마 뒤 아예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경희대 어학당에 입학해버렸다고 한다. 그러던 중 <공항남녀>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뜻하지 않게 남자주인공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고. 현재 <공항남녀>의 출연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오고 가며 배우로서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 독 : 민동현

옴니버스는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김종관 감독과 마찬가지로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한 민동현 감독은 <지우개 따먹기>와 <외계의 제19호 계획>이라는 단편작품으로 국내외 주요 영화제를 통해 주목 받았으며 최근 신한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싸움의 기술>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재치있는 이야기꾼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한일관계’라는 주제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는 감독은 노르웨이 영화제에 가기 위해 암스트레담 공항에서 무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기다렸던 기억과 재작년 파리에서 이상하게 자주 마주쳤던 일본인 여성에 대한 기억을 재료 삼아 <공항남녀>의 틀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려웠던 캐스팅 과정과 자정부터 새벽까지만 촬영이 가능한 관계로 매일밤을 꼬박 새우며 강행군을 해야 했던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촬영은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소중하고도 힘든 경험이었다고. 이번 작업을 통해 옴니버스는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긴밀한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그는 다시 한번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더 오랜 시간 준비를 할 것이라 다짐한다. 현재는 방송, 강의, 뮤직비디오 등등 잡다했던 일상들을 정리하고 생애 첫 장편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 1976년생, 서울예대 영화과 졸업.

[FILMOGRAPHY]

2006년 [싸움의 기술] 시나리오 작업
2005년 [눈부신 하루 '엄마 찾아 삼만리']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