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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의 한 수>를 촬영하기에 앞서 다짐했던 점이 있다면?
A 의도치 않게 <감시자들> 이전에 활동이 뜸해서 한국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감시자들>은 '정우성'이라는 배우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나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오랜만에 <신의 한 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대부분의 액션영화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신의 한 수>는 굉장히 신선했다. 복수 코드를 신선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마음에 와 닿았다. 액션이 많다 보니까 그 부분을 많이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Q 제작단계부터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배우들 칭찬을 한다면?
A 감히 칭찬을 할 수 없는 분들이다. 영화 현장에서 느꼈던 부분을 말하자면 이범수는 태석의 복수의 대상, 우두머리인데 태석을 뱀처럼 심리적으로 괴롭히는 역할을 정말 탁월하게 소화하셨다. 안성기 선배님은 매사 성실히 하시는 국민 배우이시고, <신의 한 수>에 함께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든든했다. 안성기 선배님이 캐스팅 되면서 <신의 한 수>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면서도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느낌이었다. 김인권은 워낙 개성 있는 캐릭터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 영화 속에서도 매우 큰 역할을 해줬다.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잘 전달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안길강은 캐릭터의 묵직함과 태석 팀의 무게감을 더 실어줬다. 영화 후반부 액션신에서도 액션의 볼거리를 담당해주셨다. 이시영은 운동으로 잘 다져진 몸매가 팜므파탈적인 요소를 돋보여줘서 영화의 홍일점으로서 톡톡히 해내준 것 같다. 최진혁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액션신들을 잘 소화해냈다

Q 액션신을 소화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A 서울액션스쿨과는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신의 한 수>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액션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욕심이 많다 보니까 내 의사나, 아이디어를 잘 융합해서 만들어냈던 것 같다. 감독님도 그 점에 대해 신임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전반적으로 액션에 대한 팀플레이가 잘 이뤄졌다. <신의 한 수>를 하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보여줘야겠다는 점이 첫 번째 목표였는데 그 점을 충분히 실행에 옮긴 것 같다.

Q 세간에 화제를 모았던 최진혁과의 냉동창고 액션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A 액션은 영화의 언어를 대신하고, 공간은 캐릭터에 옷을 입힌다. <신의 한 수>에도 캐릭터를 보여줄 여러 공간들이 나오는데, 냉동창고에서 선수와 속기바둑을 두는 신은 긴박감이 가장 중요했다. 속기바둑의 시간적 제약의 긴박감, 시시각각 온도가 떨어지는 긴박감에 이어 승패가 정해졌을 때 남자 대 남자로서 육체적인 액션까지. 극한의 상황에서 진행되는 액션이라 몸 보호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액션은 더욱 거칠 수 밖에 없었고, 정교한 합이 필요했던 신이다. 아마 최진혁이 태석이 파고드는 액션을 받아내야 해서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멋진 액션이 나왔기를 기대한다.

Q 바둑은 <신의 한 수>를 통해 처음 접했나?
A 바둑이라는 스포츠가 워낙 시간을 두고 배워야 하는 종목이다 보니 전문적인 지식을 차치하고 바둑의 논리나 바둑을 두는 방법, 용어를 배웠다. 가장 신경 쓴 것은 착수였다. 모든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돌을 두는 착수할 때의 손 모양을 보고 경력을 간파할 수 있는 거라 착수 연습을 많이 했다. 촬영 내내 주머니에 바둑돌을 넣어 다니면서 착수가 어색하지 않아 보이도록 연습을 했다.

Q <신의 한 수>가 기존의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A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바둑을 전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고 느꼈다. 내기바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바둑의 어려움이나 정신세계 같은 것을 강요하는 게 아니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들의 물질에 대한 욕구, 쫓고 쫓김, 욕심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도 쉽게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히어로물의 색깔도 있다. 싸움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태석이라는 인물이 형의 복수를 위해서 히어로로 성장하는 모습, 육체적인 능력치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스토리라인은 할리우드 영화의 히어로물과 유사한 플롯이기도 하다.

Q <신의 한 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첫 느낌은 어땠는지?
A 말 그대로 흥미진진했다. 소재만 봤을 때는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풍부한 상상력과 볼거리, 이야깃거리를 토대로 단순한 바둑을 소재로 목숨을 건 내기바둑, 전 재산을 건 내기바둑, 그 속에서 속고 속이려고 하는 두뇌싸움이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첫 페이지를 읽자마자 빠져들었다.

Q '살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어떤 변신을 시도했나?
A <신의 한 수>에서 오랜만에 악역을 맡았는데 지금껏 보여드리지 못했던 색다른 '악'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보통 악역이라고 하면 캐릭터의 색깔이 진한 경우가 많다. 입담이 거칠고 욕설을 내뱉는 외향적인 인물들을 스크린에서 쉽게 접했다면 이번 살수 역할은 조금 달랐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캐릭터 컨셉을 잡은 것은 상당히 차분하고, 지적이고, 냉혈하면서도 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때다' 싶을 때는 잔인하게 예리한 칼날처럼 파고드는 정말 차분하면서도 냉혈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마치 '뱀'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래서 전신문신이나, 무테안경 등 살수의 외모에도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

Q 액션 연기를 위해 준비한 부분이 있나?
A 살수는 칼잡이다. 아주 손쉽게 생명을 앗아가고, 소리 없이 즉결 처리하는, 칼잡이의 달인이다. 그래서 칼을 활용한 훈련을 포함해 액션 훈련을 지난 여름 내내 했다. 연습의 결과가 영화에 담긴 것 같아서 기쁘다.

Q 국내 최초로 전신문신 분장을 시도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A 전날 밤샘 촬영을 한 후 현장에 도착해 그 다음 날 저녁까지 약 20시간 정도 걸렸다. 전신 스케치를 한 후에 문신 메이크업을 해야 해서 분장사 3분과 함께했다. 혹여 문신이 번지거나 지워질까 봐 눕지도 못하고 서서 20시간 분장해야 했기에 정말 힘든 기억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냉철해 보이는 살수의 이면에 숨겨진 잔인함을 전신문신으로 꼭 표현해보고자 했다.

Q <신의 한 수> 이전에 바둑을 둔 적 있나?
A <신의 한 수>로 처음 바둑을 알게 됐다. 그 전부터 바둑에 대한 흥미는 있었는데. 배울 길이 없었다. 5~10년 전부터는 내심 해보고 싶어서 초보자 책 2권정도를 봤는데 혼자서는 안되겠더라. 이번에 <신의 한 수>를 감수해주신 프로 기사님들 덕분에 바둑을 배울 수 있었다. 테스트를 거쳤는데 바둑 선생님들이 '대단한 수재가 될 수 있는 상위 10%의 실력이다.' 라고 해서 정말 기뻤다. 그 이후로는 못 뒀는데 다시 한번 두고 싶다.

Q <짝패> 이후 악역 연기라 팬들이 반길 것 같다. 악역으로 돌아온 소감을 알려달라.
A 악역은 언제나 매력 있는 역할이다.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그만큼 임팩트가 있고 자극적이라 매력이 있다. <짝패>에서 '장필호'와 <신의 한 수>'살수'는 완전히 색다른 인물이다. <짝패>는 무식하고 다혈질이고 거칠고 천방지축에 묘하게 기분 나쁜 악역이었다면 <신의 한 수>의 살수는 정적이고 지적이고 욕설 한번 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그의 악행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짝패>를 넘는 악역으로 관객들이 기억해준다면 좋겠다.

Q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맹인과 분장이 강렬한 캐릭터는 처음이다. 힘들진 않았는지?
A 아주 기분 좋은 상태에서 촬영했다. 일단 늘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고 수염을 달고 꾀죄죄하면서도 눈빛이 살아있는 모습이 스스로도 못 보던 모습이라 정말 좋았다. 분장 과정이 촬영 때 마다 약 2-3시간 가량 걸렸는데 연기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분위기가 잘 나올 수 있을까' 고민했더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또한 에너지가 넘치는 현장이었고 조범구 감독이 잘 이끌어줘서 아주 즐거운 현장이었다.

Q <신의 한 수>를 통해 처음 바둑을 배웠나?
A <신의 한 수> 팀에서는 안길강과 내가 바둑을 좋아한다. 수는 높지 않지만 고수 못지않게 바둑을 좋아하는 바둑 애호가다. 평소 운동할 때도 바둑 채널을 볼 정도다. 그런 부분이 이번 촬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

Q 처음 맹인 연기에 도전했는데 신경썼던 점이 있다면?
A 굉장히 힘들었다. 시선을 한 군데 고정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정말 보는 것처럼 시선을 따라 다니는 게 좋을지 판단이 잘 안 섰다. 대부분 시각장애자들은 시선이 불안하게 돌아다니는데 영화는 관객들이 작품에 집중해야 해서 선택이 필요했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비록 앞을 보진 못하더라도 눈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맹인임을 표현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얘기하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소통하는 식으로 연기했다. 어쩌다 사물을 스치듯 지나가야 하는데 보면서 지나갈 때가 있으면 마음에 쓰였다.

Q <신의 한 수> 촬영 당시 남다른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A 내기바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웠고. 거기에 범죄액션물이라 아마 관객들이 보기에 처음 보는 오락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꽁수는 척후병 역할인데 처음에 감독님이 캐릭터에 대해 볼 배급을 하는 미드필더 역할이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실제 극 중에서 모든 캐릭터들을 다 만나는 건 꽁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하면서 현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배우로서 많은 귀감이 되셨던 선배님들이 나오시기 때문에 선배들과의 관계, 후배 배우들과의 관계까지 생각했다. 현장이나 극중에서 모두분위기를 띄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Q 극중 주님(안성기)과 호흡이 돋보인다. 연기호흡은 어땠나?
A 각자 계통에서 고수가 있다. 안성기 선배님은 영화에서는 바둑의 고수로 나오시는데 배우로서도 고수라고 생각하는 분이 바로 안성기 선배님이다. 이런 고수 분과 한 앵글에 나오고.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게 굉장한 영광이었다. 시나리오 상에서 제가 안성기 선생님께 반말을 하는 장면이 좀 어려웠다. 실제로는 절대 그럴 수 없는데 극 중에서는 반말도 하고. 애교도 부리고 하는 연기를 하려다 보니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워낙 자상하게 잘 받아주시고 '인권아. 이렇게 하면 더 웃길 수 있지 않겠니?'하는 정보를 계속 주시면서 제 연기를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제 연기는 안성기 선생님이 많이 코치를 해주셨고. 같이 연기를 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제게 큰 가르침의 기회였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A 조범구 감독과는 <퀵>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퀵>에서도 아주 호흡 빠르고 캐릭터가 강하고, 전면적으로 드러나고 감정이 외형적으로 발산되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신의 한 수>도 그런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역할을 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꽁수도 절제된 연기보다는 훨씬 더 관객에게 감정이 전달되게끔 캐릭터들과 관객들 사이에 있는 지점들이 많다. 이야기 흐름도 제 정서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최대한 외향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 기쁠 때는 아주 기쁘고 절망적일 때는 아주 절망적인 연기를 많이 만들었다.

Q <신의 한 수> 촬영 당시 남다른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A 그 동안 <남자사용설명서>, <더 웹툰: 예고살인> 등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었다. 자연스레 부담감이 있었는데 <신의 한 수>는 워낙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촬영하면서 그런 점들을 보고 많이 배워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또한 그 동안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왔으니까 은연 중 연기에 그런 부분이 드러나지 않게 스스로 노력한 것 같다. 전직 프로바둑기사 역할이기 때문에 바둑 두는 모습이 어설퍼 보이면 안 돼서, 프로바둑기사님들께 바둑 두는 자세를 중점적으로 배웠다.

Q 연기 인생 처음으로 팜므파탈 캐릭터을 소화한 소감을 알려달라
A 그 동안 대부분 밝고 경쾌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서 저도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좀더 재미있었다. 팬분들은 처음 해보는 역할이라 당연히 좋아해주실 것 같다.

Q 정우성 VS 이범수 매력을 알려준다면
A 정우성 선배님은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되게 재미있었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서 조금 놀랐다. 재미있으시고 엄청 잘해주셨다. 그런 반전 매력이 있는 배우다. 이범수 선배님은 다른 작품에서 같이 작업했던 적이 있어서 잘 아는 편이다. 굉장히 매너 좋으시고 부드러운 매력이 있다. 두 분이 털털함과 부드러움이 상반되는데 두 분 다 정말 좋다.

Q <신의 한 수> 촬영 당시 남다른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A 국민배우 안성기 선배님과 처음 연기하는 거라 정말 설레고 기대됐고, 현장에서 만나니 정말 좋았다. 선배님이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기뻤는데, 계속 바둑을 두자고 하셔서 촬영 현장에서 쉬는 시간 마다 선배님과 바둑을 둬야만 했다. 현장에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악역이 아닌 역할로 스크린으로 돌아와 기쁘다.

Q 본편에 CG 작업이 추가되어야 하는 외팔이 연기 때문에 불편하진 않았는지?
A 너무 불편했다. CG가 이렇게까지 불편할지는 몰랐다. 옷 한 번 갈아입는데 30분씩 걸리고 다시 갈아입어야 하고 클로즈업할 때 또 갈아입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연기적인 것보다 그게 더 힘들어서 앞으로 CG 있는 건 절대 안 할 생각이다. (웃음) 하지만 본편에 어떻게 나왔을 지 기대된다.

Q 각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A 이범수는 이전에 몇 번 만났었고. 정우성은 처음 봤는데 과묵하고 말없고 상남자고 멋있었다. 저도 한 얼굴 하는데 그 친구는 한 포스해서, 쉽게 말 걸 수가 없었다. 김인권은 영화에 웃음을 맡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편안하고 재미있는 촬영이었다.

Q <신의 한 수>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A 정적인 스포츠를 다룬 바둑이라 영화가 무거울 거라는 예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보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굉장히 스피디한 화면과 함께 바둑은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소재로 사용됐고, 화끈한 액션이 볼만할 것 같다. 절대 무겁지는 않을 영화일거라 생각한다.

Q <신의 한 수> 촬영 당시 남다른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A 일단 시나리오도 워낙 좋았지만 평소 좋아했던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 기뻤다. 평소에 존경하고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이 현장에 다 있다고 생각하니, 처음부터 작품에 임하는 마인드가 달랐던 것 같다. 설레고 기쁘기도 하고 가슴 뛰는 무언가가 있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처음 도전해본 액션신이 힘들진 않았는지?
A 아무래도 정우성 선배님과 촬영했던 액션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 액션을 제대로 찍어봐서 많이 긴장하기도 했고 다치기도 했지만 모든 것들이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액션은 처음 하다 보니 실수도 많이 했는데 정우성 선배님께서 긴장 풀라고 해주시고, 여러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현장에 적응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액션이 녹아 들었기를 기대한다.

Q 최근 회자되고 있는 냉동창고 신에 대해
A 냉동창고신 때문에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했다. 당시 드라마 [상속자들]과 같이 촬영해서 준비를 많이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다음에 더 시간이 있을 때는 더 멋지게, 느낌 있게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어느 촬영장이나 힘들긴 마찬가지인데 한겨울에 냉동창고에서 찍으려니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서 냉동 가스가 나오는데 실제로 얼음 냉동할 때 쓰는 가스를 조금 마시는 바람에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리고 액션이 맨살에 웃통을 벗고 하는 액션이라 많이 아프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많이 배웠던 신인 것 같다.

Q <신의 한 수>의 연출의도는?
A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정적인 두뇌 게임 바둑과 동적인 육체 액션이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정신적인 영역에서의 사활(죽고 사는)이나 육체의 액션이나 목숨을 걸고 싸우는 승부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다. 함께 어우러지기 힘든 정적인 바둑을 소재로 동적인 액션을 조화롭게 엮어 감각적이고 흥미진진한 오락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Q 바둑소재의 영화라 자료수집이 관건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됐는지?
A <신의 한 수>는 프리프로덕션이 5년 가까이 되는 작품이다. 긴 기간만큼 자료조사가 방대했고,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을 필두로 프로사범들의 도움이 컸다. 실제로 프로 바둑기사들의 기풍이 어떤지 공부를 해서 캐릭터에 반영했다. 캐릭터들의 성격에 따라 착수하는 손 맵시와 모양새가 다 다르다. 더불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바둑 기보는 바둑의 단수와 급수를 설정해서 그들의 실력에 맞는 바둑 기보만 백여 개 가까이 만들었다. 프로사범들의 조언이 <신의 한 수>에서 바둑을 표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Q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7인의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은 어땠는지?
A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배우 분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어우러지는지가 영화의 승부지점이었다. 워낙 베테랑 연기자들이라 7인의 배우들 외에도 조연배우들 모두 상대방의 연기에 도움을 주고, 혼자 빛나기보다는 같이 있는 장면에서 조화롭게 촬영되길 원하는 배려가 있는 현장이었다. A배우가 B배우를 도와주고 B배우가 C배우를 배려 해주는 식이었다. 배우간에 앙상블이 좋아서 태석팀과 살수팀 간의 팀워크가 촬영장에서도 느껴졌다.

Q 배우들에게 특별한 요청을 하거나 가이드가 있었는지?
A 프리프로덕션 단계 때부터 배우들의 캐릭터 색깔, 향후 캐릭터의 방향에 대해 소통을 매듭짓고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에 현장에서 특별한 요청은 없었다. 다만 영화가 극적인 긴장감이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연기의 톤을 일상성보다는 극적이게 해달라고 의견을 냈다. 이후 현장에서는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것 저것 제안을 많이 하면서 풀어나갔다. 배우들이 가진 최대한을 발휘하는 현장이라 기뻤다.

Q 영화 후반부 공들인 정우성VS이범수 액션신에 대해 알려달라
A 남성미가 강하면서도 아슬아슬하고 리얼한 액션을 만들고 싶었다. 정우성은 주먹으로, 이범수는 칼을 들고 싸웠다. 칼과 주먹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몸까지 다치니까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감독으로서는 딜레마인 지점이 액션은 위험하고 아슬아슬 할수록 좋은 장면이 나온다. 배우가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더라도 액션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실제로 배우 분들이 부상을 많이 당했다. 그래도 주연배우들이 부상당한 티를 안 내고 컷 소리가 들릴 때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실제로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지면 촬영이 중단될까 주연배우들이 부상당한 것을 숨기며 촬영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는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미안했다. 베테랑 배우들이라 액션을 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감정을 폭발시켰다. 잘 표현된 것 같아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신의 한 수>의 관전 팁을 알려준다면?
A 바둑이라는 정적인 소재와 액션이라는 동적인 소재가 만나서, 정말 여름에 보기에 딱 좋은 오락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바둑-액션-캐릭터, 이 세가지가 조화롭게 표현됐는지 봐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