１) 내 생애 꼭 하루뿐일 아주 특별한 날

영화 <밀애>는 전경린의 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아주 특별한 날>이 원작이다.
소설은 평범한 삶을 무너뜨리고 불륜의 사랑에 매혹되어가는 한 여자가 결국 자신의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 특유의 불온하며 차갑고 마력적인 문체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밀애>는 '뷸륜'을 통해 시시각각 변해가는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감정표현에 집중하여 원작보다 한층 더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로 완성해냈다.

2) 격정멜로

3) 매혹적인 영상미학

<밀애>는 무엇보다도 인물의 격정적인 감정을 고품격 영상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권혁준 촬영감독과 함께 일하는 폴란드 스탭중 달리맨은 55 회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에서 함께 작업했다.

그들은 <밀애>를 통해 사면이 확트인 풍광에 출렁이는 논 등 푸르른 남해 의 모습을 깊이있게 담아내고자 한다. 또한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낮에 드 러나는 전경과 그 속에 놓인 인물을 사선각으로 촬영함으로써, 마치 한 폭의 유화처럼 담아내고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반사각을 이용한 바디라인의 명암 강조. 인물의 바디라인에 부드러운 명암을 줌으로써 서로의 동작과 행 동에도 감정을 불어 넣었다. 반사각은 야외촬영에도 드러나는데, 남해의 대 나무와 푸른 나무들의 잎사귀를 빛에 반사시켜 바람이 불때마다 흔들리는 푸르름을 담아 인물의 격정적인 감정을 대변했다.

또한 <밀애>의 영상을 한 컷의 포스터로 표현하는 구본창 작가는 유수한 인물사진을 통해 사진 프레임 건너의 인물의 심리와 디테일한 변화를 포착하는 감성적인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가장 멜로 영화다운 영상표현에 일조해 온 스탭의 참여로 <밀애>는 아름다운 미장센 속에 매혹적인 인물의 배치를 통해 '사랑의 격정적인 한때' 를 완성하고 있다.

4) 아름다운 부도덕, 불륜

최근 '불륜'은 여러 문화매체 소재로 제작되어 트렌드화 되고 있다. TV 드라 마 <거짓말><애인><위기의 남자><고백>, 그리고 영화 <정사><결혼은 미친짓이다>등이 그 예다. 그러나 영화 <밀애>의 '불륜'은 엇갈린 사랑 혹은 사랑의 도피로 표현된 이전의 그것과는 다르다. 미흔과 인규가 '불륜'의 사 랑에 몰입하는 이유는 그들의 만남이 '갇혀진 세계를 열어주는 용기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불륜은 밖에서 보는 척도죠. 개인 입장에 서면 그럴 수 밖에 없는 필연이 있거든요. 개인은 자신의 윤리 도덕을 선택할 수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전경린

전경린이 말하는 '불륜'은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여기고 사랑해야한다는 근본적인 가치에서 출발한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가 사회와 부딪혔을 때,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늦추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일탈을 꿈꾸는 여성을 자극해 '불륜'을 상품화하는 여타 이야기와 전경린의 '부륜'이 다른 지점이다.

따라서 영화 <밀애>는 사회가 규정하는 금기 단어인 '치욕적인 불륜'이 아니 라, 불륜을 '매혹적인 한때'로 상징하는 '삶을 찾아가는 행복한 불륜' 으로 표현한다. 이는 사회적 통념보다는 평범한 여자가 자신의 생명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의 '불륜'에 초점이 맞추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 <밀애>는 타인의 시선으로는 단지 '불륜'일 뿐인 미흔과 인규의 사랑을 '아름다운 부도덕'으로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늦가을, 영화 <밀애>는 '통속적인 불륜'을 뛰어넘어 이 사회에 불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예정이다.

5) 아주 특별한 만남 - 김윤진 & 이종원

두 감성배우, 김윤진과 이종원이 만났다.
김윤진은 지적인 여배우다. 그녀는 캐릭터에 한번 빠지면 계산을 하지 않고 감정에 몰입한다. 그 기본에는 연기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들어 있다.
또한 그녀는 얼굴 표정이면의 또다른 생각과 감정의 복합성을 표현해 내는 유일한 여배우이기도 하다. 그러한 그녀의 특별한 능력은 액션이나, 미스테리 쟝르가 아닌 격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는 멜로영화 <밀애>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종원은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다. TV에서 보여주었던 배신으로 치닫는 냉철한 연기에서도 그의 눈빛은 항상 살아 있었다. 그가 이제는 <계약커플>이후 8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이는 TV 스타로의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10kg의 체중 감량을 감행할 만큼, 익히 알고 있는 배우에게서 변화라는 새로운 바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영화 <밀애>를 통해 단지 주인공이 아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6) 그와 그녀의 공간 '나비마을'

- 극중 <나비마을> :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상동면 봉화리 양지마을.
- 기후 :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해양성 기후.
- 면적 : 357.33㎢
- 인구 : 40만명
- 특징 : 우리 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남면 가천마을, 서면 등 섬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계단식 논밭이 특징.

영화 <밀애>는 남해에서 80%이상의 분량을 촬영한다. 극중 나비마을로 불 리는 이곳은 삶의 의욕을 잃은 미흔이 '불륜에의 탐닉'을 통해 생명력을 찾아가게 만드는 곳.
따라서 이곳은 김윤진, 이종원에 이은 제 3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이곳 헌팅을 위해 제작진은 무려 2년여간 전국 방방곡곡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제작진의 오랜 노력은 결국 남해군청 최초로 2억여원의 전폭적인 제작지원을 이끌어 냈다. 휴게소, 미흔집, 인규집을 지을 세트 부지구입(시가 1억원 상당/세트 부지 부대공사비용 포함)과 세트를 짓는데 필요한 공사 비용(1억 여원)을 현금으로 제공한 것. 이 중 미흔 집 세트는 촬영후에도 그대로 보존 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남해는 전에 영화 <해변으로 가다> 에서 상주해수욕장 촬영을 허락한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전폭적인 지원은 유례없는 예. 이는 새로운 문화도시의 메카로 진일보하는 남해군의 첫걸음 이기도 하다.

변영주 감독은 "섬이면서도 섬과 육지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남해의 신비로운 자연환경'에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비마을은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장 소여야 합니다. 그 고요함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폭풍전야처럼 무슨 일을 내 고야 말 것 같은 미흔과 인규의 격정적인 감정이 녹아납니다. 남해마을의 풍광은 영상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7)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받은 작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