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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간의 죽음과 같은 잠에서 깨어난 천재
소설가, 신효(강신효)
"2달 동안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손이 지 맘대로 움직이는 거야.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 "그래서? 달라진 게 있어?"
"아직 완성된 건 아니고.. 지금은 새로운 걸 쓰고 있어.
너를 모델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소설가 지망생 신효. 작법도, 문법도 제대로 모르지만 마치 먹고 마시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소설을 써대는 그의 소원은 당대의 대가 김기진 선생에게 자신의 글을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에게 관대하지 않고, 결국 그는 세상으로부터 그 어떤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게
된다.
27년 후, 기적적으로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신효는 자신이 '문학계의 전설'이 되어 있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는 걸작으로 추앙받는 그 작품들이 정작 자신이 쓴 원작에서 완전히 달라져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반은 신효 자신의 것이지만 나머지 반은 그가 깊은 잠에 빠져있던 동안 누군가에 의해 대신 완성되었던 것.
그렇게 신효는 27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러시안 소설'을 완성한 '누군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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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될 수 없었던 남자, 성환(경성환)
" '아버지, 이거 한 번만 읽어주세요.' 그 소리 한 번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렵냐?"
"어려운 게 아니고, 안 되는 거라고. 말귀 못 알아듣냐?"
"내가.. 너네 아버지 김기진 선생님 아니면
누구도 날 이해해주지 못할 거 같아 그래.
내가 뭐 인정받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그냥.. 김기진 선생님이.. 내 글을 이해해주는 지만 알고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다시 써라. 다시 써서 보내. 그딴 문장으로는 한 줄도 안 읽으셔. 농담 아니야.
공부 다시 해서... 제대로 해서, 다시 보내."
신효의 우상이자 당대 최고의 소설가 김기진의 아들. 그러나 세상 모두가 우러러보는 아버지의 명성은 성환에게
남모르는 그늘일 뿐이다. 도피라도 하듯 학교에서 극예술연구회를 만들어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연극을 공연하며 하루하루 지내던 중, 아버지인 김기진 선생에게 자신의 글을 전해달라며 막무가내로
밀어닥치는 소설가 지망생 신효를 만나게 된다. 문장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그의 글을 봐주던 성환은 어느덧
문학에 대한 신효의 본능과도 같은 열정에 스스로의 삶을 비춰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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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를 사랑한 여자, 재혜(이재혜)
"소설을 쓰기엔… 내가 너무 무식한가?"
"훌륭해요. 천재예요, 내가 봤을 땐"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여자 재혜. 그런 그녀가 신효를 만나고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깥으로 꺼내놓기 시작한다. 신효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의 열정을 사랑하여 신효에게 헌신하는
재혜.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작품도, 사랑도 공유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깊은 절망에 빠진 그녀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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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사랑한 여자, 경미(이경미)
"넌 안돼. 넌 네가 안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무도 너한테 그런 얘기 안 해주겠지만,
넌 안돼. 안 되는 이유가 있어."
19살에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발공장 여공 출신 작가. 독학으로 공부해서 24살까지 주요 일간지, 문예지를
통해 그녀가 쓴 모든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김기진 선생이 젊은 작가들을 위해 만든 작업실 '우연제'에 입성한
첫 20대 여성 작가이기도 하다. 신효의 동경과 사랑, 그리고 문단의 주목과 질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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