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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집 나온 남자들>은 라디오 생방송에서 폼 나게 이혼을 선언했지만 알고 보니 아내(김규리)가 먼저
떠난 황당하고 어이없는 상황에 처한 음악평론가 성희(지진희)와 그의 가출 아내 찾기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10년지기 후배이자 아내의 옛 애인 동민(양익준), 그리고 있는 줄도 몰랐던 아내의 오빠이자 어설픈
제비 유곽(이문식)이 그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그 동안 몰랐던 아내의 진짜 모습들을 알게 되고,
부부로서, 친구로서, 남매로서,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반성하며 성숙해가는 과정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영화는 3년을 같이 산 아내의 손목조차 기억 못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그리고
애정마저도 부족한 채로 아이처럼 살아가던 남자들의 때늦은 반성이 남성 관객들에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선사한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출발하더라도 성희가 아내를 그토록 찾아 나서는
이유가 불분명해 좀처럼 감정이입이 되질 않으며, 집을 나갈 만큼 아내의 사연도 쉬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결국 아내가 떠나며 남긴 편지인 "당신은 이해력이 부족하고 나는 이해심이 부족해서 헤어지게 된 거다"라는
말을 이해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독특한 설정 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티격태격하는 세 남자가 아내를 찾아 떠나며 겪게 되는 갖가지
고생담이 재미나며, 집 나간 아내의 비밀을 밝혀가며 아내가 있는 곳에 한발씩 다가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세 주연배우의 각기 다른 색깔의 코믹 연기가 볼만하다.
2010.03.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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