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에 대한 엉뚱한 판타지

엉뚱한 상상력과 온갖 장르를 혼합한 영화 <썬데이서울>은 '믿기 어려운 거짓말 같은 일들이 만약 사실이라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며 크게 3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매일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얼짱 퀸카 '지연'(고은아 분)을 짝사랑하는 왕따 고딩 '도연'(봉태규 분)이 뒤늦게 자신이 늑대인간임을 알게되면서 복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원혼이 된 귀신가족들의 집을 방문한 연쇄살인범(박성빈 분)이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세 번째 에피소드는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며 고독과 번뇌 속에 무술을 연마하는 태풍청년(박성빈 분)과 천재무술소녀(이청아 분)의 가슴 아픈 사랑을 담는다.

영화는, 일종의 복수에 대한 엉뚱한 판타지로 보인다. 왕따 고딩은 괴력의 늑대인간으로 변신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원혼이 된 귀신가족 역시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연쇄살인범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어설픈 태풍청년은 우연히 기회에 복수의 대상이 있는 곳에서 무술을 사사받고 복수한다. 엉뚱한 상상력만큼이나 SF, 호러, 멜로, 무협 등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기막히고 황당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하지만 엉뚱하고 황당한 설정만큼 이야기의 짜임새나 전개구조는 단조롭기 그지없다. 또, 캐릭터들도 잘 살려내지 못하고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 역시 밋밋해 재미가 떨어진다. 진수와 덕규가 이들 황당한 사건을 목격한다고 설정하지만 그 이음새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도 흠이다.

한편, 영화는 제작 당시 모든 스텝과 배우들이 노 개런티로 참여, 개봉 이후 흥행수익을 분배한다는 독특한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으며 <바람난 가족>의 봉태규와 <늑대의 유혹>의 히로인 이청아를 비롯하여 CF 샛별 고은아,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용이 감독, 톡톡 튀는 전재형, 과거 은막의 스타였던 김추련, 정소녀와 김수미, DJ DOC, 이현우 등이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영화 <썬데이서울>은 시네마서비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2월 9일 개봉된다.

2006.01.2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