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물
 


한국, 2001, 로맨스/멜로/드라마

감 독 : 오기환
제 작 : 김미희/김상진(좋은영화사)
시나리오 : 박정우
프로듀서 : 김상오
촬 영 : 이석현
조 명 : 박현원
음 악 : 조성우(M&F)
편 집 : 이현미
의 상 : 이유경 / 분 장 : 최 영
조감독 : 박진우

⇒ 2001년 3월 24일 개봉 예정
홈페이지 www.sun-mool.co.kr

 

출 연
정용기 역 : 이정재
박정연 역 : 이영애

학수 역 : 권해효
학철 역 : 이무현
철수 역 : 공형진
황PD 역 : 맹상훈
경선 역 : 추귀정
곽형민 역 : 이인철
혜정 역 : 사현진
진영 역 : 윤진영
영만 역 : 임문식
애숙 역 : 구혜령

 


= 프로덕션 노트 =

- " 당신은 이 세상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


'슬픔의 미학' - 영화 <선물>
영화 <선물>은 개그맨과 그의 아내가 그리는 웃음과 눈물의 멜로 영화다.
남편은 그 잘난 유행어 하나 없는 삼류 개그맨이고 그의 아내는 투병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부부나 연인중의 한 명이 불치의 병으로 죽는다는 설정만 들어보면 십중팔구 눈물짜는 멜로 영화를 떠올린다. 물론, 아름다운 사랑에다 애절한 사연까지 가미된다면 눈물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영화 <선물>은 직접적인 눈물보다는 웃음과 눈물의 묘한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말 땅을 치며 통곡을 하고 울어도 시원치않을 판국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웃겨야만 하는 개그맨.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 위해 더욱 남편을 모질고 냉정하게 몰아부치는 그의 아내. 두 부부의 슬픈 사랑을 아우르는 중심은 눈물보다 '아이러니'에 가깝다. 감정 과잉의 진부한 눈물 대신 '기쁨의 눈물''비애의 웃음'이 터지는 아이러니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 박정우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 <선물>
그는 이미 <마지막 방위><키스할까요><주유소 습격사건>등의 시나리오를 통해 '즐거운 웃음'에 남다른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 준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이런 코메디 영화의 시나리오들을 집필할 당시 그의 어머니는 암투병중이었다. 남들을 웃기기 위해 머리를 쥐어 싸매는 악전고투의 이면에는 투병중인 어머니를 향한 애절한 사모곡(思母曲)이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그가 단 한 번도 자신의 힘든 상황을 주변에 내비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 정용기는 바로 작가 자신을 그대로 반영한 캐릭터다. 시나리오 쓰는 일을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쉽사리 접을 수 없었다. 다른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혼신의 열정을 다했다. '너무나 영화같은 내 이야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템,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단계를 거쳐 시나리오까지만 꼬박 1년이 꼬박 걸렸다.
시나리오의 됨됨이가 가장 든든한 베이스라면 연출은 영화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제1의 열쇠. '누가 과연 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조율할 것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답은 신예 오기환 감독이었다. 오기환 감독은 시나리오를 다듬는 기간동안 남다른 접근과 섬세한 터치로 기성 감독에게서는 기대하기 힘든 재기발랄함을 보여주었다. 제작자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숨은 기대주였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영애 vs 이정재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제작투자가 결정된다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배우는 없는데 시나리오는 넘쳐난다. 오늘도 숱한 시나리오들이 많은 사람들 손을 거치면서 변색되기도 하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선물>은 출발부터 아주 행복한 작품이다. 두 배우가 초고단계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바로 출연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직후, 이영애는 이미 여러 편의 시나리오들을 받은 상태였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그녀의 차기작이 결정되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선물>의 제작진 역시 큰 기대를 걸짖 않았다. "편하게 한 번 읽어보라" 라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건네주었다. 다음날, 그녀가 직접 영화사로 전화를 걸었다.
"밤새 울었어요. 정연이 역할 제가 하고 싶어요."
이렇게 빠른 답변이 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했기에 제작진도 당황했다.
이정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 친분있는 영화사의 지인(知人)이 건네는 시나리오인지라 그냥 읽어보리라 했다. 그러나, 그의 '그냥'은 <시월애> 촬영장까지 이어졌다. 쉬는 시간이 아까워 차 안에서 시나리오를 탐독했다. "드라마도 좋았지만 잘 나가는 멋있는 남자 역할이 아니어서 가장 끌렸다. 삼류 인생을 연기하는 이정재의 망가진 모습을 생각하니 그림이 마구 떠올랐다. 욕심을 낼 만한 역할이다"라며 출연의사를 전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초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연기력과 인기를 구가하는 두 배우를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것은 사실 흔치않은 행운이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주연 배우들이 영화 사전 작업에 너무 열심인지라 대단히 만족스럽다"며 즐거운 기색이다.

개그 감독, 백재현
개그맨 백재현이 영화 <선물>의 개그 부분을 총괄하는 이른바 '개그 감독'이 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선물>의 남자 주인공 정용기의 직업 때문. 비록 극의 설정상 정용기는 삼류 개그맨이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웃음까지 삼류여서는 안된다. 기존 방송을 통해 흔하게 넘쳐나는 웃음과는 질적으로 달라야한다. 그래서 전문적인 개그맨들의 노하우를 직접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수많은 개그맨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풍부한 아이디어와 리더쉽을 두루 갖춘 개그맨을 찾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백재현은 제작진의 이런 요구조건을 120% 만족시키는 인물이었다. 그는 <선물>의 20%에 달하는 개그 부분의 시나리오부터 라스트 씬의 배경이 되는 '개그천왕 콘테스트' 출연자들의 연기 지도까지 맡는다. 이는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개그 부분을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중국 요리 전문가가 참여했던 <북경반점>, 춤과 몸 동작의 아름다움을 위해 무용인이 참여했던 <인터뷰><미인>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영화 참여가 활발하다.
그러나, 영화 <선물>처럼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 드라마를 책임지는 경우는 처음이다. 그만큼 자부심도 크고, 그에 따른 부담도 크다. 백재현 본인도 대부분의 개그맨들이 1회성 '까메오' 출연과는 달리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가 크다. 현재 개그 쇼 부분의 시나리오를 일부 코메디 작가들과 함께 집필중이다. 게다가 1주일에 한번씩 모이는 개그천왕 출연 연기자들 대상의 개그 워크샵도 진행중이다. 주연배우 이정재도 참여,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웃음의 전령사 자체 선발 - 개그천왕 콘테스트
'개그천왕'은 극중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명이다. 용기에게는 개그맨으로서의 성공을 약속하는 등용문인 동시에 이내 정연과 생애 마지막 이별을 나누는 배경이 되는 아주 중요한 방송 프로그램 이름이다. 극의 전개상 눈물과 웃음이 절정에 달하는 개그쇼 와중에 아내의 임종을 맞이하는, <선물>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셈. 그만큼 공들여 다듬어야만 하는 장면이다.
게다가 오기환 감독은 "이 장면은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개그천왕' 출연자들, 방청객과의 어울림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개그 쇼가 별나게 재미있어야만 정연과 용기의 마지막 이별이 더욱 슬프기 때문이다."라며 이 장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엑스트라들을 출연시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현재 활동중인 개그맨들의 '까메오 출연'은 더욱더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영화 <선물>이 주는 웃음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해하는 신선한 '개그 전령사'들을 필요로 한다.

이에 제작진은 이정재와 함께 '개그천왕'에 출연할 10팀 가량의 개그쇼 출연진을 직접 뽑기로 하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 지난 8월에 선발을 마무리지었다. 8월 한달간 인터넷과 우편을 통해 접수된 응시자수는 약 200여명. 서류 접수부터 어지간한 공중파 개그맨 선발대회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심사는 1, 2차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1차 심사는 서류면접 중심으로 각 출연진들의 면모를 살펴 허수를 배제하였다. 2차 심사는 100% 현장 실기위주로 이루어졌다. 1차 서류 면접을 통과한 30여팀 중 최종 7팀이 선발되었다. 본 행사에 해당하는 2차 실기 오디션은 지난 8월 29일 (주)SK의 cinemaok.co.kr, A-stars와 공동으로 개최되었다. 개그의 옥석을 가리는 이번 오디션의 심사위원 면모 또한 응시자 못지 않게 다채롭다.
연출을 맡은 오기환 감독, 한국 코메디 영화의 1인자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과 '개그 감독'을 자임한 개그맨 백재현, 주연배우 이정재, 이영애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단순히 출연자들을 뽑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높은 완성도의 웃음을 위해 <선물>의 개그 코디네이터 백재현씨가 10주간의 혹독한 트레이닝도 시킨다. 현재 약 50% 가량 진행된 상태다. 그간 단역 정도의 단순 영화출연에서 보여졌던 조악한 웃음을 탈피, 밀도 높은 웃음과 사실감 넘치는 개그로 정직한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재현씨 역시 "이들 중에서 보다 신선한 웃음을 만들어낼 진정한 실력자들이 탄생할 것 같다. 이들의 등장으로 기존 개그맨들도 긴장하게 될 것 같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