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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임순례

장르도 소재도 다 다른 그의 영화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도전과 시도, 그 뒤의 뚝심, 그리고 인간애다. 어른들과 사회가 외면한 아픈 성장기로 한국 성장 영화의 주춧돌을 놓은 장편 데뷔작 <세 친구>, 황정민의 첫 장편 주연작이자 <세 친구>의 주인공들이 어른이 되었다면 어떤 모습일지 20년을 가로지르는 친구들의 모습을 아릿하게 그려낸 <와이키키 브라더스>, 여성 주연도 안 되고 거기에 스포츠 영화는 더더욱 안 된다는 통념을 깨고 노장 선수들이 다시 뭉쳐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친 한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토대로, 최선을 다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낸 이들이 선보인 감동을 보여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생명과 자연에 대한 존중을 로드무비로 담은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과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이라는 논란의 소재를 오직 진실을 향해 가는 언론인의 모습을 통해 정면 돌파한 <제보자>, 사계의 변화 속 자연에서 얻는 한 끼의 소중함과 속도전과 경쟁에서 벗어난 성찰과 힐링을 보여준 <리틀 포레스트> 등 그의 주인공들은 늘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가치를 좌표 삼아 악조건에도 통념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갔다. 테러가 일상화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집단으로 피랍되는 사상 최악의 인질 사건에 투입된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교섭>. 사건의 자극성이 아닌, '구하러 간 사람들'의 직업인으로서의 사명감과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에 방점을 찍은 <교섭>은 인간애와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임순례 감독 작품 세계를 한 단계 더 높고 넓은 주제의식과 스케일로 펼쳐 보인다.

[Film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