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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본질은 예술이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이 말은 영화가 고급 예술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거나 이미
대중 예술이라는 것이 아니다. 영화제작이란 대단히 창조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은 그 시대의 변화에 맞는 이야기와 표현양식을 찾아내야 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반드시 영화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요한 미덕 중의 하나는 항상 열린 자세로 있어야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나는 <파라다이스 빌라>에서 제한없이 분출되는 인간의 광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려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은 있지만, 상황보다는 그들의 행동의 축과 심리상태의 연속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에 일관된 내러티브를 부여하지는 않았는데, 본질적으로 캐릭터들이 목적이 일관되다보면 상황의
변화와 상관없이 그들의 변화는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보니 스토리 전개도 이전의
영화들과는 많이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이해될지 모르겠으나 나 자신에게는 달라진 시대에서 해볼만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감독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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